문재인 대통령은 독도 해역 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소방항공대원 5명에 대해 10일 “국가가 소방관들의 건강과 안전, 자부심과 긍지를 더욱 확고하게 지키겠다고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구 계명대 체육관에서 독도 해역 헬기 추락사고 합동영결식에 참석해 “다섯 분의 헌신·희생에 깊은 존경의 마음을 바친다”며 “소방관들의 안전과 행복을 지키는 것 역시 국가의 몫임을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0월 31일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소방헬기가 응급환자 이송 중 독도 인근 해상에서 추락했다. 이 사고로 소방항공대원 5명과 환자 등 민간인 2명이 숨졌다. 당국은 이 중 4명의 시신을 수습했으나 결국 대원 2명과 민간인 1명을 찾지 못한채로 39일만에 수색작업을 종료했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다섯 대원은 어두운 밤 멀리 바다 건너 우리 땅 동쪽 끝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국민을 위해 한 치 망설임 없이 임무에 나섰다”며 “국민 생명을 구하는 소명감으로 어떤 어려움도 헤쳐나갈 수 있도록 훈련받고 동료애로 뭉친 다섯 대원은 신속한 응급처치로 위기를 넘겼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우리의 영웅들은 그날 밤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며 “무사 귀환의 임무를 남겨놓은 채 거친 바다 깊이 잠들고 말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오늘 용감했던 다섯 대원의 숭고한 정신을 국민과 함께 영원히 기리고자 한다”며 “또한 언제 겪을지 모를 위험을 안고 묵묵히 헌신하는 전국의 모든 소방관과 함께 슬픔과 위로를 나누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비통함과 슬픔으로 가슴이 무너졌을 가족들께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리며 동료를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한 소방 잠수사들, 해군·해경 대원들의 노고에도 감사와 격려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은 재난에서 안전할 권리, 위험에서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며 “국가는 국민 생명·안전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며 소방관들은 재난 현장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국민에게 국가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은 119를 부를 수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구조될 수 있다고 믿으며, 고인들은 국가를 대표해 그 믿음에 부응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숨진 5명 대원 김종필 기장, 서정용 검사관, 이종후 부기장, 배혁 구조대원, 박단비 구급대원의 이름을 하나씩 언급하며 “다섯 분 모두 자신의 삶과 일에 충실했고 가족과 동료에게 커다란 사랑을 줬다”며 “언제나 최선을 다한 헌신이 생사기로에 선 국민 손을 잡아준 힘이 됐다”고 추모했다.
이어 “모든 소방가족의 염원이었던 소방관 국가직 전환 법률이 마침내 공포됐다”며 “오늘 다섯 분의 영정 앞에서 국가가 소방관들의 건강과 안전, 자부심과 긍지를 더욱 확고하게 지키겠다고 약속드린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우리는 안전한 대한민국 이름으로 다섯 분의 헌신·희생을 기려야 한다”며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소방헬기의 관리 운영을 전국단위로 통합해 소방의 질을 높이면서 소방관들의 안전도 더 굳게 다지겠다”고 다짐했다.
또 “이들의 희생이 영원히 빛나도록 보훈에도 힘쓰겠다”며 “가족이 슬픔을 딛고 일어서 소방가족이었음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국가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엄지영 인턴 기자 circl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