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닮은 국회’를 만들자며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연비제)’가 도입된다면 정의당이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연비제를 함께 추진하고 있는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단독 다수당’의 희망은 실현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쿠키뉴스와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C&I)가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전국 유권자 1002명에게 연비제를 도입할 경우 비례대표 의석수를 좌우할 ‘정당득표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정당지지율’을 연비제 도입을 전제로 조사했다.
그 결과, 지지율이 가장 높은 정당은 응답자의 29.1%가 지목한 ‘자유한국당’이었다. 뒤를 이어 ‘민주당’이 28.8%, ‘정의당’이 12.4%, ‘새로운보수당’이 7.5% ‘바른미래당’이 3.4%, 우리공화당이 2.0%, 민중당이 1.9%, 민주평화당이 1.7% 순이었다. 이밖에 기타정당 혹은 단체라는 응답이 1.0%, 무당파가 ‘없다(7.8%)’와 ‘잘 모른다(2.9%)’를 합할 때 10.7%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를 정당별로 살펴보면, 연비제가 도입될 경우 한국당을 뽑겠다며 호감을 보인 이들은 지지기반이 많은 대구·경북(TK, 37.2%)와 부산·울산·경남(PK, 35.9%)이었다. 이들과 비슷한 지지율을 보인 곳은 이념적 성향이 두드러지지 않은 곳이라고 알려진 강원·제주( 35.7%)로 확인됐다.
반대로 진보적 성향이 짙은 지역으로 평가되는 광주·전라 지역은 17.8%로 낮았고, 서울(29.0%), 경기·인천(25.8%), 대전·세종·충청(29.1%)은 평균수준이었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에서 40.0%로 가장 지지자가 많았고, 50대가 33.4%, 20대가 24.2%, 30대가 21.5%, 40대가 20.2% 순을 보였다. 남녀간의 지지율은 28.8%와 29.3%로 격차가 크지는 않았다.
한국당에 이어 지지율이 높은 민주당의 경우, 광주·전라에서의 지지율이 44.1%로 가장 높았고, 경기·인천이 32.6%로 다음으로 높았다. 계속해서 서울이 28.4%, 대전·세종·충청이 27.7%, 강원·제주가 24.2%였다. 한국당이 강세를 보였던 PK에서도 21.9%, TK에서는 16.6%의 지지는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됐다.
연령별로는 30대의 39.2%가 지지를 표시했으며, 40대가 34.6%, 20대가 30.2%, 50대가 22.7%, 60세 이상이 22.1%로 집계됐다. 성별로는 남성이 27.0%인데 반해 여성은 30.6%로 남성보다 많은 지지자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민주당 다음으로 비례대표 의석을 많이 확보할 것으로 보이는 정의당은 TK와 강원·제주에서만 8.0%와 8.8%의 지지율을 보였을 뿐 대부분의 지역에서 평균에 상하로 근접한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연령별로도 30대가 7.9%, 60세 이상이 8.3%로 상대적으로 낮을 뿐 여타 연령층에서는 평균을 상회하는 지지를 얻고 있었다.
정의당 지지율에 대한 조사결과에서 눈에 띄는 점은 남성의 지지율이 15.1%로 9.6%를 보인 여성보다 월등히 높았다는 것으로 노동 관련 정책에 목소리를 높여왔던 점에서 근로자의 비중이 높은 남성에게서 여성보다 지지를 많이 얻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 특기할 점은 바른미래당의 경우 광주·전라지역에서의 지지율이 0.7%로 가장 낮다는 점이나, 우리공화당의 지지층으로 분류됐던 TK지역에서의 지지율이 0.7%로 가장 낮다는 점, 대안신당에 대한 지지가 대전·세종·충남이나 강원·제주 지역의 경우 전무하다시피하다는 점 정도다.
반대로 새로운보수당은 대전·세종·충남에서의 지지율이 10.0%로 가장 높고, 광주·전라가 2.8%로 강원·제주(1.3%) 다음으로 낮았으며, 민주평화당은 지지기반인 광주·전라지역(4.0%)보다 강원·제주에서 5.8%의 지지를 얻고 있다는 점, 민중당은 TK에서 4.2%, 광주·전라에서 3.2%로 1·2위 지지지역이라는 점 등도 돋보였다.
이는 같은 기간 같은 이들이 응답한 통상적인 정당지지율 조사결과에서 민주당이 ‘34.8%’, 한국당이 ‘27.2%’, 정의당이 ‘8.5%’, 새로운보수당이 ‘4.7%’, 바른미래당이 ‘4.2%’, 우리공화당이 ‘2.4%’, 민주평화당이 ‘2.3%’, 민줃당 ‘1.1%’, 대안신당이 ‘0.9%’, 기타 ‘1.0%’, 무당파 ‘13.0%’로 조사된 것과는 사뭇 달랐다.
이에 연비제가 도입될 경우 가장 많은 득을 보는 정당은 정의당, 가장 손해를 보는 정당은 민주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바른미래당에서 분리된 새로운보수당이 비례대표 의석을 바른미래당보다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일련의 예측은 19일 현재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합의내용과 통과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한편 연비제가 도입돼도 절대 투표하지 않겠다는 정당 역시 ‘자유한국당’으로 응답자들의 비중은 42.8%에 달했다. 이외에 민주당이 26.3%, 정의당이 10.5%, 우리공화당이 6.1%, 민중당이 2.3%, 새로운보수당이 2.1%, 민주평화당이 2.0%, 대안신당이 1.7%, 바른미래당이 1.4%, 기타 0.1%를 보였다. 없거나 모르겠다는 응답은 각각 2.5%와 2.2%였다.
이번 조사는 쿠키뉴스와 조원C&I가 공동으로 12월14일부터 17일까지 나흘간, 대한민국 거주 만19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ARS 여론조사(유선전화 10%+휴대전화 90% RDD 방식, 성,연령,지역별 비례할당무작위추출)를 실시한 결과다. 표본수는 1002명(총 통화시도 3만3301명, 응답률 3.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이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 오차보정방법 : [림가중]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값 부여(2019년 10월말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기준)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