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건설주 부진에도 ‘삼바 바람’ 타고 고공행진

삼성물산, 건설주 부진에도 ‘삼바 바람’ 타고 고공행진

기사승인 2020-01-30 04:00:00

합병 후 종합 서비스 기업으로 탈바꿈한 삼성물산이 그동안의 약세 흐름을 딛고 주가와 실적이 다시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와 해외 건설 부진으로 건설업종의 주가가 하락국면을 걷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의 최근 주가 상승에 대해 “핵심 계열사 삼성전자의 주가 반등과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어닝 서프라이즈’(실적 급증)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또한 올해 1분기 중 향후 3개년 (2020~2022년) 주주환원 정책의 내용이 새로 발표될 예정으로 배당금 증액 등 주주환원 강화가 예상된다.

다만 추가적인 주가 반등은 아직 관망하고 있는 분위기도 있고 자회사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이슈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종료되지 않은 점은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주가(1월 29일 종가기준)는 11만3500원으로 3개월 전(9만8500원) 대비 15.2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공능력평가 상위권 건설사의 주가가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삼성물산과 함께 시공능력평가 1~2위를 다투는 현대건설의 현재 주가는 3만9650원으로 3개월 전(4만3600원) 대비 9.05% 하락했다. 이어 빅5 건설사로 분류되는 대림산업(-7.54%), GS건설(-4.25%), 대우건설(-0.11%) 등도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특히 주택사업을 위주로 하고 있는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 최근 아시아나항공 매수에 따른 여러 우려가 맞물리며 주가가 대폭 하락(-25.76%)했다.

건설업종의 주가가 하향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음에도 삼성물산의 주가는 오히려 반등하고 있는 셈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합병 이후의 삼성물산은 더 이상 단순 건설사가 아닌 바이오, 패션, 리조트 등을 망라한 종합서비스기업이라는데 주목하고 있다. 

실제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삼성물산의 주가 반등은 바이오 자회사로 분류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어닝서프라이즈와 주가 급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키움증권 라진성 연구원은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기 때문”라며 “2공장 가동률 상승과 판가가 높은 제품의 일시적 판매 증가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삼성물산이 보유한 그룹 계열사들의 지분 가치가 급등하면서 발생한 이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래에셋대우 정대로 연구원은 “삼성물산 기업가치 가운데 건설과 상사 등 자체 사업 부문이 약 14.2%,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계열사의 지분 가치가 약 85.8%를 차지한다”며 “최근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오르면서 삼성물산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 가치가 역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각각 5.01%, 43.4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물산이 지분을 갖고 있는 두 기업의 주가는 최근 고공행진하고 있는 추세다. 삼성전자의 주가(1월 29일 종가기준)는 5만9100원으로 3개월 전(5만1100원) 대비 15.65% 상승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도 3개월 전 대비 22.59% 올랐다.

또한 올해 1분기 중 향후 3개년 (2020~2022년) 주주환원 정책의 내용이 새로 발표될 예정으로 배당금 증액 등 주주환원 강화도 주목된다. KB증권 정동익 연구원은 “2019년 배당금은 기존에 발표했던 대로 주당 2000원으로 공시했다. 다만 기존에 발표한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이 마감됨에 따라 향후 주주환원정책의 내용에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키움증권 라진성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신규수주한 해외 프로젝트 및 하이테크 공사의 본격적 매출화가 진행되는 올해 2분기부터는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주택사업 추진도 전례없이 적극적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삼성물산의 주택공급은 3331가구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지난해 보다 약 2배 증가한 985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게다가 그동안 (여러가지 사유로) 지지부진했던 주택부문 신규 수주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삼성물산은 지난 2015년 서초동 무지개아파트 재건축 입찰 경쟁에 참여한 이후 단 한차례도 주택사업 수주에 참여하지 않았다. 현재 분양 대기 물량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 통합3차’, 송파구 잠실동 ‘진주 아파트’ 등도 수주경쟁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이뤄진 단지다. 

하지만 올해부터 강남 재건축 단지인 ‘신반포 15차 재건축’ ‘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리스크 요인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삼성물산 합병 논란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이슈가 남아있어서다.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과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1팀장(사장)을 이달 29일 검찰에 소환돼 조사 중에 있다. 이들은 지난 2015년 삼성의 옛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의 수뇌부로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이슈는 재판이 종료될 경우 해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키움증권 라진성 연구원은 “국정농단 재판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소송이 여전히 리스크 요인이지만, 판결의 방향보다는 재판 종료 시 불확실성 해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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