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비상, 메르스 사태와 비교하면?

신종 코로나 비상, 메르스 사태와 비교하면?

메르스 땐 2차 감염 발생 후 위기 고조...의료계, 과도한 공포 경계

기사승인 2020-01-31 03:00:00

국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하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가 발생한 지 열흘을 넘겼다. 중국 우한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국민들의 불안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2003년 확산됐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과 비교된다.

신종 코로나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아직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세계보건기구 WHO는 최근 신종 코로나의 치사율을 3%안팎으로 추정했다. 메르스의 치사율은 34%, 사스는 9.6%다. 전파력의 경우 사스는 1인당  평균 4명, 메르스는 평균 0.9명 수준이었다. 신종 코로나의 전파력은 사스와 메르스의 중간 정도일 것으로 추정된 바 있다.

다만, 신종 코로나의 무증상 감염 가능성이 제기되고, 감염자도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다. 사스나 메르스는 증상이 없을 때 전염력이 없다. 이같은 무증상 감염 가능성에 대해 의료계는 아직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다행히 국내 의료환경과 준비태세는 사스, 메르스 사태를 거치며 보다 발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감염관리시스템은 상당히 강화됐다. 중앙과 지방자치단체, 의료기관 간 감염병 관리 네트워크가 구축됐으며, 각 의료기관에는 출입문 통제장치 설치, 음압병실 마련, 병상간 이격거리 확보 등 감염 관리 시설이 구축됐으며, 병문안객 출입제한과 같은 병원문화 조성도 이뤄졌다.

의료계에서는 추가 감염 발생 차단과  국민들의 불안 해소가 직면한 우선 과제라고 말한다. 일본, 독일 베트남 등에서는 이미 2차 감염 사례가 나왔고, 중국 우한시의 경우 3, 4차 감염까지 나타난 것으로 알려진다.

메르스 사태를 되짚어보면, 당시 평택성모병원에 입원했다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진 14번째 메르스 확진 환자(35세 남성)가 밀집된 응급실 환경에서 여러 환자와 접촉하며 수십 명의 2차 감염자를 양산했다. 당시 밀접 노출자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누락된 사람들 가운데 메르스 확진 사례가 나타나기도했다. 해당 2차 감염 사례는 메르스 확산과 국민 불안을 가속화하는 분수령이 됐다. SNS 등을 통해 가짜뉴스와 괴담 등이 잇따라 유포되면서 집단패닉 현상을  야기했다는 분석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우한시에서는 3, 4차 감염까지 생겼다. 처음에는 가족 간의 제한적인 감염 전파가 가능하다고 얘기했지만 지금은 가족을 넘어서 3, 4차 감염도 확인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나라도 시간문제라고 볼 수 있다. 방역당국이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 불안과 괴담 확산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일관성있는 메시지가 중요하다. 메르스 사태 당시에도 확진환자에 대한 정보 전달에 있어 서울시와 보건복지부의 목소리가 충돌하며 신뢰도의 급격한 하락을 불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메르스 이후 감염병 대응역량을 개선하고자 발간한 '메르스백서'는 "위기상황에서 정부가 국민에게 일관되고 신뢰성있는 메시지를 제 때 주지 못한다면 대중은 혼란에 빠지고 위기는 그 실체보다 더 과장되거나 오히려 위기를 확산시킬 수 있다"며 "관계당국이 한 목소리가 되어 국민이 원하는 정보를 신속, 투명하게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명시했다. 

의료계도 국민들에 과도한 공포는 경계하고, 안전수칙을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30일 감염병 관련 9개 학술단체는 공동 담회문을 통해 "과장되거나 왜곡된 정보로 인하여 부적절하게 초래되는 사회적 공포는 방역당국의 신속한 대응과 위기 극복을 위한 우리 공동체의 협력과 노력을 힘들게 만든다"며 ▲공공장소에서 기침하는 사람은 마스크를 쓰는 것 ▲기침을 할 때 손수건이나 소매에 대고 기침하는 것 ▲손 위생을 잘하는 것 ▲과장되거나 왜곡된 정보 확산 자제 등을 권고했다.

김성민 한국감염병국제협력연구소장(인제대 해운대백병원 감염내과)은  "메르스의 경우 확진 환자가 격리가 안 되면서 불특정 다수에 펴져 문제가 커졌다. 이번에는 비교적 초기에 발견했고, 우리 의료진들의 역량도 높아졌다. 안전수칙을 지키되 크게 두려워하거나 위협을 느낄 수준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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