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개봉한 영화 ‘파수꾼’ 이후 10년 만이다. ‘파수꾼’을 연출한 윤성현 감독의 신작 ‘사냥의 시간’이 다음달 개봉을 앞두고 있다. 전작에서 함께 했던 배우 이제훈과 박정민이 다시 출연했고, 안재홍과 최우식, 박해수가 합류했다. 올해 열리는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의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섹션에 한국영화 최초로 공식 초청되며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31일 오전 11시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사냥의 시간’(감독 윤성현)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들과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이들의 숨 막히는 사냥의 시간을 담아낸 추격 스릴러’라는 설명이 ‘사냥의 시간’에 대해 공개된 전부다. 이날 공개된 예고편을 봐도 근미래 한국의 어두운 모습을 그렸다는 것, 총격전이 많다는 것 외에 특별히 영화에 대한 힌트는 드러나지 않았다. 윤 감독의 답변을 통해 영화에 대한 정보를 들어봤다.
△ “‘사냥의 시간’은 ‘파수꾼’의 반대편에 있는 영화.”
윤성현 감독은 ‘사냥의 시간’과 ‘파수꾼’은 완전히 다른 영화라고 설명했다. ‘파수꾼’이 복잡한 이야기 구조로 입체적인 인물들의 감정에서 오는 리얼리티에 초점을 맞췄다면, ‘사냥의 시간’은 단순한 이야기 구조로 추격전의 긴장감에 초점을 맞춘 표현주의 영화라고 했다. 자신이 어린 시절 좋아했던 영화 ‘터미네이터’, ‘죠스’, ‘매드맥스’를 언급하며 “직선적인 추격전으로 이뤄진 단순한 이야기”라고 힌트를 줬다. 윤 감독은 “영화적인 음악과 사운드, 호흡, 배우들의 표정으로 이뤄진 영화”라며 “‘파수꾼’을 포함한 기존 한국영화와 방향성이 다르다”라고 말했다.
△ “하위문화가 포함된 디스토피아”
아무 이유 없이 어두운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건 아니다. 윤 감독은 “꼭 근미래로 보이길 바라진 않았다”며 “우화적이고 은유적인 영역으로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보다 더 주안점을 둔 건 하위문화다. 영화에 등장하는 공간을 표현하는 미술들은 폐허가 아닌 하위문화에 초점을 맞췄다. 감독은 “초청한 그래피티 작가님이 그림을 그려주셨고. 패션도 빈민가에서 시작한 스트리트 패션”이라며 “음악도 초중반엔 힙합 음악이 나온다. 단순히 추격전만 있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 “공을 들이다 보니까 아직도 (후반 작업) 하고 있어요.”
2년 가까이 걸렸다. ‘사냥의 시간’ 촬영이 끝난 건 2018년 여름. 촬영 이후 윤성현 감독은 편집과 사운드, CG 등 후반 작업에 긴 시간 공을 들였다. 아직도 진행 중이다. 윤 감독은 “이미지 반, 사운드 반이라고 생각하다 보니까 촬영만큼 사운드에 공을 들였다”며 “지금도 끝나고 믹싱실에 가야 할 정도다. CG와 사운드 작업은 조만간 다 끝마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 사진=박효상 기자·영화 '사냥의 시간'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