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손세정제 가격 폭등… 소비자도 약국도 ‘난처’

마스크·손세정제 가격 폭등… 소비자도 약국도 ‘난처’

약국가 "도매업체 납품가부터 높아져"… 정부, 시장 안정화 추진

기사승인 2020-02-01 02:00:00

마스크와 손소독제가 ‘날개 돋친 듯’ 팔리면 약국은 이득을 볼까.

31일 방문한 서울 용산구 A약국은 이틀째 손소독제가 품절 상태다. 마스크는 진열된 것들이 마지막 재고였다. 약국은 손소독제와 마스크를 추가 주문했지만, 바로 공급 가능한 품목은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 같은 ‘품절 대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으로 마스크와 손세정제 등 개인 위생유지를 위한 의약외품의 수요가 폭증하면서 나타났다.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이달 넷째주 G마켓 의약외품 판매량은 셋째주와 비교해 마스크는 4380%, 손소독제는 1673% 상승했다.

수요와 함께 가격도 치솟는 양상이다. 한 인터넷 소셜커머스에서는 KF94 마스크의 1장당 가격이 지난 26일 765원에서 29일 1295원으로, 3일 만에 69% 가량 증가한 사례가 나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약국에서 한 장에 3000원이던 마스크가 오늘 보니 3500원이 됐다”며 “이때다 싶어 가격을 올리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속출했다. “4만1000원에 결제한 마스크가 배송준비중이라는 알람을 확인했는데, 갑자기 주문이 취소돼서 다시 판매처에 들어가보니 같은 제품을 6만3000원에 팔고 있었다”며 당황한 목소리도 나왔다. 지난 28~29일 이틀동안 한국소비자원에 마스크 가격 상승 관련 문의가 40건 이상 접수되고 있는 상황이다. 

제품이 급격히 팔려나가고 있지만, 약국은 소비자만큼 불편을 겪고 있다고 말한다. A약국에서 근무하는 약사는 일부 품목이 ‘동이 날 정도로’ 팔린다고 해서 약국에 이득이 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수요가 급증한 품목의 가격은 도매업체에서 약국으로 넘어올 때부터 이미 높아진 상태라는 주장이다. 그는 일부 업체에서는 수요가 급증한 품목의 가격을 지나치게 상향 조정하거나, 평상시 가격으로 받은 발주를 취소하고 비싼 가격으로 받은 발주만 처리하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약사법에 따르면 의약외품의 실거래가격 책정과 가격표 부착 의무는 판매자인 약사에게 있다. 소비자들이 높아진 가격을 마주하는 장소 또한 약국이다. 따라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약사가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오해하기 쉬운 실정이다. 

관련해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일상 생활에서 소비되는 모든 상품의 가격은 수요 공급 법칙의 영향을 받는 것이 불가피하고, 이는 의약외품도 마찬가지”라면서도 “소비자와 마찬가지로 약국도 수요가 급증한 품목의 가격 변동으로 곤란한 상황에 빠진다”고 전했다.

이렇듯 시장 혼란이 커지자 정부가 가격 안정화에 나섰다. 기획재정부는 30일 ‘의약외품 시장점검 및 대응 관련 회의’를 열고 관계부처와 사태 진화 방안을 논의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의약외품 판매처의 담합 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식약처도 제조업체에 물량 확대를 요청해 수급 불균형을 해소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 사진=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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