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배성은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사태 여파로 현대자동차 공장이 일제히 문을 닫았다. 다음주경 재가동을 고려하고 있지만 앞으로 사태가 장기화될 수도 있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국내에서 승용차를 생산하는 공장 6곳 모두 생산을 멈췄다. 기아차도 오는 10일 전면 휴업에 들어간다.
공장 휴업의 원인은 중국산에 의존하는 '와이어링 하니스' 공급이 차질이 빚으면서다. 와이어링 하니스는 자동차 바닥에 설치하는 배선 뭉치로, 차종이나 모델에 따라 종류가 달라 관리상 문제로 재고를 많이 쌓아두지 않는다.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와이어링 하니스의 87%는 중국산이다.
이날 멈춰 선 공장은 울산2공장(GV80, 팰리세이드, 싼타페, 투싼), 울산3공장(아반떼, i30, 아이오닉, 베뉴), 울산4공장 1라인(펠리세이드, 그랜드 스타렉스), 아산공장(쏘나타, 그랜저) 등이다.
울산1공장(벨로스터, 코나), 울산4공장 2라인(포터), 울산5공장 1라인(G90, G80, G70,)과 2라인(투싼, 넥쏘)은 지난 4일부터 순차적으로 가동 중단됐다. 이번에 문제가 된 와이어링 하니스 중국 생산 비중은 85% 수준으로 중국 의존도가 높은 부품이다. 와이어링 하니스를 현대차에 납품하는 경신, 유라코퍼레이션, 티에이치엔(THN) 등은 모두 16개 중국 현지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완성차업체가 가동을 중단하면서 이 피해는 협력사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중국에는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업체와 동반 진출한 1·2차 협력기업 170여개사의 300여개 공장이 있다.
와이어링 하니스를 생산하는 경신의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 공장은 6일부터 시범 가동에 들어가면서 다음주부터 정상 가동이 기대된다. 산둥성 정부가 시범 가동을 승인한 데 따른 것으로, 다른 공장들도 시범 가동을 위한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다만 여전히 재가동 여부는 확실치 않다.
현대차는 신종코로나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는 중소 부품 협력업체에 1조원을 긴급지원하는 등 신종코로나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 대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로 했다. 또한 경영 자금 3080억원을 무이자로 지원한다. 납품 대금 5870억원, 부품 양산 투자비 1050억원은 조기 지급한다.
또 중국 내 협력 업체의 방역 및 중국 정부와의 협의를 지원해 현지 생산 재가동을 지원한다. 특히 국내 공급이 중단된 와이어링 하니스(Wiring Harness) 부품 업체에는 작업장 소독, 열화상 카메라, 체온계·세정제 등도 지원한다.
정부는 중국 대신 국내에서 대체 생산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로 했다. 중국을 대신하느라 생산이 급증한 한국 기업에는 고용부가 52시간 이상 특별 연장 근로를 신속히 인가한다. 특별 연장 근로는 기업이 신청 시 3일 이내에 처리해주는 것이 원칙이지만, 사태가 급박하다고 판단해 사후 승인 형태로 허용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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