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 ‘종로대전’, 이낙연 낙승?… 전문가들, ‘황교안’ 승리 예측도

[4·15총선] ‘종로대전’, 이낙연 낙승?… 전문가들, ‘황교안’ 승리 예측도

인물대결 아닌 이념대결 가능성 높은데다, 정권심판론 공세에 이 전 총리 부담 커져

기사승인 2020-02-11 05:00:00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지난 7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종로구 출마를 선언하며 ‘종로대전’이 실현될 전망이다. 만약 종로대전의 현실화될 경우 문재인 정권 4년차의 평가적 성격에 차기 대선의 향배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정치권과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은 이낙연 전 총리의 압승을 예상하는 분위기다. 지금까지 발표된 차기대선주자 선호도조사나 종로구민 대상 4·15총선 가상대결결과 등에서 이 전 총리가 황 대표를 2배 가량 앞서는 지지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론조사결과만으로 낙승을 예상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여당이나 이 전 총리 측에서 지금의 조사결과만을 두고 미리부터 안심하다가는 큰 코 다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직접적인 선거결과에서의 승리조차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내놨다.

대표적인 인물은 보수논객 황태순 정치평론가다. 그는 황 대표의 실질적 ‘승리’를 점쳤다. 황 대표가 ‘정권심판 1번지’로 종로를 꼽으며 인물대결이 아닌 이념대결로 선거를 끌고 가겠다고 선언한 만큼 문재인 정권 집권 4년차의 평가적 성격이 강해져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문재인 정권에서 2년 8개월간 국무총리를 역임한 이낙연과 정권심판을 하겠다는 황교안이 맞붙는다면 좋게 말해 용호상박이지만 정직하게 말해 황교안에게 승기가 있다”면서 “임기 4년차 선거에서 여당이 이기기란 연목구어(‘나무에 올라 고기를 얻으려 한다’는 뜻의 사자성어)와 같다”고 평했다.

문재인 정권의 상징적 인물인 이 전 총리가 황 대표와 이념대결에 들어갈 경우 정권의 중간심판격인 선거에서 황 대표를 이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더구나 최근 사회적 화두인 ‘울산시장 선거부정’ 문제 관련 공소장 비공개 결정에 따른 파문 등이 경제적의 어려움과 맞물려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정세균 총리가 지난 8년간 텃밭으로 일궈온 종로지역의 정세균 지지자들이 정 총리를 대권에 안착시키기 위해 이 전 총리를 달가워하지 않고 있어 선거 과정에서 견제표나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이 있는데다, 중도·보수 연대의 규모가 진보진영을 넘어서는 만큼 통합에 의한 표 싸움에서 황 대표가 오히려 앞설 수도 있다는 설명도 더했다.

실제 정 총리가 종로에서 얻은 표는 4만5000표를 넘지 못했다. 반면 보수는 그 이상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황 평론가는 “역대 투표를 볼 때 진보는 4만4000표에서 확장성이 없다. 반면 보수는 샤이보수(성향을 숨긴 보수유권자)까지 나올 경우 6만 표도 나온다. 서울에서 5000~1만 표차로 당락이 결정된다고 볼 때 황 대표에게 승산이 있다”고 했다.

진보 혹은 중도성향의 논객들은 황 평론가처럼 직접적인 투표승리를 전망하지는 않았다. 다만 ‘박빙’ 혹은 황 대표의 ‘사실상 승리’라는 결과도 연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친노(친 노무현)계로 분류되는 진보논객 유재일 평론가는 “일반적으로 쉽게 이길 것이라고 보지만 전반적으로 어렵다. 여론조사란 허상에 쫓겨 낙승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코 다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여론조사로는 보이지 않지만 이 전 총리 입장에선 선거 자체가 너무 불리한 선거다. 종로 민심 자체도 좋지 않은데, 당내 (대선)경쟁자의 견제나 기대감에 바라보는 눈까지 있어 얻을 건 별로 없고 가는 길 마다 함정이 도사리는 험난하고 부담스러운 선거”라며 “이기면 본전, 지면 무덤이 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여론조사전문가로 중도적 성향이 강한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도 이 전 총리에게 이번 종로대전이 ‘위기’일 수 있다고 예측했다. 다수가 낙승을 예상하는 가운데 압도적 표차를 내지 못할 경우 당내·외 불안심리가 커져 차후 정치행보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청와대 하명수사의혹’을 비롯해 ‘공소장 비공개결정에 따른 파문’, 조국 전 법무장관에 대한 검찰수사 등 사법개혁 과정에서 형성된 여론양분형상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대응문제나 경기침체 등 각종 사회적 요인들과 결부돼 ‘정권심판’을 막아서는 역할까지 수행해야할 가능성이 높아 이 전 총리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추론했다.

이에 대해 배 소장은 “이 전 총리가 희희낙락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완전한 승리를 못하면 일종의 우려, 걱정, 정권 재창출에 대한 의심의 여지를 남길 수 있다. 더구나 보수신당 전체와 맞서야할 수 있어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며 “신종코로나, 검찰관련 이슈가 만만찮다. 전 총리인 만큼 보수진영은 지역주제보다 대선주제를 던져 이 전 총리를 코너에 몰아넣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고 보인다”고 전했다.

반대로 황 대표의 입장에서는 ‘종로출마’가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을 공통적으로 내놨다. 이미 여론조사 등에서 크게 뒤져있는 상황에서 실제 투표결과가 큰 차이로 벌어지지 않을 경우 ‘사실상의 승리’로 볼 수 있는 여지가 많은데다 공천관리위원회의 권유를 수용한 결정인 만큼 패배에 대한 책임이 분산되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확고한 보수 대권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효과라고 풀이하는 이유다.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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