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온라인과 초저가 경쟁을 펼치며 고전하던 오프라인 업계가 이번엔 ‘신종 코로나’ 암초에 신음 중이다. 질병 확산 우려로 외출조차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온라인 쇼핑은 치솟고 있는 반면, 오프라인 매장의 위세는 더 위축되고 있는 것. 업계는 당장의 매출 하락에 말을 아끼면서도 신종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다중이용시설 기피 현상이 이어지면서 현재 대형마트·백화점 등의 고객 수가 예년보다 10% 많게는 20%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인 관광지가 많은 서울 중구 등의 매장들은 30% 이상 감소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오프라인 매장 기준, 국내 코로나 확진자가 늘던 이달 첫 주말 롯데백화점의 1일부터 2일까지 매출은 지난해 설 연휴 직후 첫 주말과 비교해 11% 떨어졌고, 명동 본점은 30%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온라인 롯데마트 몰 배송 건수는 전년 설 연휴 이후 같은 기간보다 무려 50%가 넘게 뛰었다.
최근에는 확진자가 잇따라 매장을 방문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대형마트와 백화점, 면세점 등은 크게 곤욕을 치렀다. 특히 서울 소공동의 롯데백화점 본점은 23번째 확진자의 방문으로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임시 휴점을 진행했다. 1979년 개점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주말이 포함된 것을 감안하면, 매출 손실이 2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외에도 이마트, AK플라자,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이 확진자 방문으로 휴점 등의 조치를 진행해야 했다. 이들이 매장 소독과 방역 등에 투입한 금액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형마트에 주부 등 주력 고객을 끌어오던 문화센터도 직격탄을 맞았다. 대형마트들은 최근 신종 코로나로 휴교령이 내린 지역의 문화센터 전 강좌를 중단했다. 이마트는 전 점에서 영‧유아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대형 행사를 취소했다. 롯데마트도 군산, 평택, 안성 등에서 영유아, 초등학생 대상 강좌를 중단했고, 홈플러스도 평택과 수원, 부천 등 11개 점포 문화센터가 문을 닫았다.
이와 달리 온라인 쇼핑은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이날 신한·삼성·KB국민·현대·BC·롯데·우리·하나 등 8개 전업 카드사의 개인 신용카드 결제액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설 연휴 직후인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온라인 결제액은 2조5087억원으로, 지난해 설 연휴 직후 일주일 간 온라인 결제액인 1조7367억원에 비해 무려 44.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오프라인 결제액은 8조2840억원에서 9조530억원으로 9.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설 연휴를 기점으로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급속히 증가한 점을 고려한다면, 소비자들이 감염 우려로 외출을 줄이면서 ‘언택트 소비’가 급증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언택트 소비’란 물건이나 서비스를 주로 온라인으로 해결하는 대면(對面) 접촉 기피 현상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메르스 당시에도 언택트 소비가 크게 증가한 바 있다”면서 “당시보다 온라인 쇼핑 환경이 더 진일보한 상황이라, 코로나로 인한 온라인의 여파는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가장 우려되는 점은 코로나 사태 이후 이 같은 트렌드가 가속화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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