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엄지영 기자 =중국에서 속출하고 있는 코로나19 환자들로 인해 타 중환자들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 의료 자원이 집중되고 있으나, 감염자를 제외한 다른 중환자들은 치료에 있어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2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응에서 가장 큰 문제로 여겨졌던 우한 내 극심한 의료 자원 부족 현상은 의료진 파견, 임시병원 건설, 의료물자 확충 등으로 점차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의료 자원이 신종코로나 대응에 집중되면서 다른 중환자들은 뒷전으로 밀려나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돼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우한 내에서 암 수술이나 간질, 혈액질병, 기관지 천식 등으로 긴급한 치료가 요구되는 환자는 수천 명에 달하지만, 이들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우한 주민인 푸다오순씨는 심부 정맥 혈전증을 앓고 있어 매일 병원에 가서 치료제 주사를 맞아야 하지만, 지난달 말부터는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가 다니던 푸아이병원이 지난달 23일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우한대학에 다니는 대학생 완루이 씨는 지난해 5월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화학치료를 받아왔지만, 완치를 위해 받아야 하는 골수 이식 수술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그가 다니던 우한 셰허병원이 지난달 21일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되면서 의료진 부족으로 인해 더는 이식 수술을 하지 않는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중국 의료체계의 개혁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함께 중국 의료체계 개혁을 위한 제안서 초안을 작성했던 미국 듀크대 의과대학의 탕선란 교수는 “의료시설, 공공의료 재정, 관련 제도 등을 포함해 중국의 의료체계는 개혁이 아닌 ‘혁명’이 요구된다”며 “우한 내에서도 원료 진료와 처방 등 환자들에게 긴급한 서비스를 제공할 혁신적인 방식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