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수사-기소 분리 논의하자" 윤석열에 전화

추미애 "수사-기소 분리 논의하자" 윤석열에 전화

기사승인 2020-02-13 14:43:46

[쿠키뉴스] 민수미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기자간담회에서 검찰 내 수사·기소 주체의 분리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추 장관은 윤 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검찰의 수사와 기소 분리 방안에 대해 취지를 설명하고 검사장 회의 개최를 제안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확한 시간은 알 수 없다”면서도 “추 장관이 윤 총장에게 전화해 ‘충분히 많은 시간 동안’ 관련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통화에서 간담회 발언의 핵심이 ‘수사·기소 분리’ 보다는 ‘분권형 형사사법절차 추진’에 있었다고 소개하면서 앞으로 일선 검사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대검과도 협의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법무부는 조남관 검찰국장을 통해 추 장관의 뜻을 전하려고 했으나 윤 총장과의 일정 조율이 되지 않아 추 장관이 직접 전화하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총장은 제도 도입에 동의하는지 등을 놓고 명확한 답변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은 없었다”며 “총장은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았으니 좀 더 검토해보자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총장도 수사의 시작과 끝을 분리해야 한다는 뜻을 앞서 여러 번 밝힌 바 있다”며 “이번 제안에 대한 전체적인 취지는 동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추 장관은 11일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의 수사와 기소의 판단 주체를 분리하겠다는 취지의 검찰개혁안을 내놨다. 추 장관은 "검찰이 중요 사건을 직접 수사해 기소하는 경우 중립성과 객관성이 흔들릴 우려가 있기 때문에 내부적 통제장치가 필요하다"며 법령 개정 이전에 시범 시행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방안에 대해)검찰과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며 “조만간 실질적인 협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실무자 협의를 열겠다”고 했다. 

검찰 내에서는 ‘수사·기소 주체 분리’를 원래 뜻 그대로 도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와 기소가 완전히 분리된다면 이후 피의자의 사법처리 과정에 외압이 작용해 수사의 독립성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 상태다. 검찰 안팎으로 논란이 심해지자 법무부 관계자는 “당초 법무부의 구상은 ‘검찰의 수사·기소를 통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자는 차원”이라며 “검찰 내 기소와 수사 주체를 완전히 분리하겠다는 의미가 아니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min@kukinews.com

민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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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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