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야3당 합당선언, 모든 것 내려놓은 손학규

진보 야3당 합당선언, 모든 것 내려놓은 손학규

기사승인 2020-02-20 18:04:24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합당의 마지막 빗장이었던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결국 ‘사퇴’를 결심하며 ‘진보 야3당’의 통합이 최종 확정됐다.

손 대표는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 대표 사퇴의사를 밝혔다. 사임은 합당절차가 마무리되는 오는 24일로 잡았다. 이로써 손 대표는 지난 2018년 9월 2일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된 후 1년 5개월여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나 평당원으로 활동하게 됐다.

이와 관련 손 대표는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의 통합이 자칫 지역정당으로의 회귀에 끝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통합 작업에 소극적이었다. 2월 초 이찬열 의원 등의 탈당으로 국고보조금 수령에 차질이 생겨서 급작스럽게 3당 합당을 추진하게 된 것도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었다”고 그간의 사정을 전했다.

이어 “그동안 세대교체를 준비하기 위해 청년 미래세대와의 통합을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특별한 관심을 갖고 꾸준히 접촉해 통합을 준비해왔던 청년조직이 지나친 요구를 해와 통합이 어렵게 됐다. 이후 합당작업에 박차를 가하게 됐고, 오늘 합당 선언에 이르게 됐다”고 통합이 급진적으로 진행된 배경도 설명했다.

덧붙여 “지역에서 예비후보등록을 하고도 움직이지 못하는 후보들, 출마를 생각하면서도 혼란한 당 사정 때문에 등록조차 못한 지역위원장들, 당 기호가 3번이 될지 20번이 될지 몰라 아무것도 못 하는 당원들을 생각하면 원칙만을 붙들고 꼼짝 못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고 결심의 이유도 밝혔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실정, 민심 이반, 미래통합당으로 개명한 자유한국당의 구태정치에 대한 민심의 이탈이 열어놓은 중간·무당층 지대는 우리가 중심을 잡고 새로운 정치로 이끌어 나갈 미래 희망의 소지”라며 “중도 실용의 개혁정치를 열어 국민에게 희망을 줘야 할 사명이 있다”고 미래·중도세력에 대한 관심과 포용을 당부하는 말도 남겼다.

한편 야3당 합당을 주도한 대표자들은 손 대표의 기자회견에 앞서 새로운 원내3당의 공식출범을 선언했다. 바른미래당 박주선 대통합개혁위원장, 대안신당 유성엽 통합추진위원장, 민주평화당 박주현 통합추진위원장은 3당 합당 소식을 전하며 합의내용을 알렸다.

합의문에 따르면 바른미래당 손학규·대안신당 최경환·민주평화당 정동영 등 현 지도부는 합당절차가 마무리되는 24일까지 모두 사퇴하고, 통합신당은 각 당 대표가 추천하는 3인을 공동대표로 하는 3인 공동대표 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다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해야할 통합정당의 대표로는 바른미래당이 추천하는 공동대표를 하기로 했다. 아울러 통합당 최고위는 3당에서 당별로 추천하는 1명씩에, 미래청년·소상공인을 대표하는 세력에서도 일부를 추천받아 구성하기로 했다.

신당의 명칭은 중앙선관위에서 앞서 합의한 ‘민주통합당’을 사용할 수 없다고 결정함에 따라 추후 다시 논의하기로 했으며, 전당대회는 선거를 마친 5월에 열고 새 지도부를 선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박주선 위원장은 “손 대표는 바른미래당 공중분해 전까지 모든 수모와 굴욕을 참아가며 ‘국민의당’의 가치를 지키려 최선을 다했다”며 “이 합당안은 각 당 대표들의 추인 절차를 거쳐서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손학규 대표도 당연히 동의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현역의원 20명을 확보해 제3의 교섭단체가 구성될 것이란 자신감도 보였다.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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