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환자 48% ‘신천지’… 교세파악은 ‘오리무중’

코로나19 환자 48% ‘신천지’… 교세파악은 ‘오리무중’

정부, 알려진 교회당들부터 방역 및 폐쇄조치 진행… 감염원 규명도 ‘아직’

기사승인 2020-02-23 01:00:00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국내 코로나19 확진 환자 중 절반가량이 신천지 대구교회와 관련된 것으로 파악됐다. 방역당국은 특히 31번 환자를 포함한 7명이 비슷한 시기에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감염원을 찾기 위해 역학조사에 힘을 쏟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2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31번 환자는 2월 7일에 발병한 것으로 보는데 7~10일 사이에 발생한 환자가 5~6명 정도 있다”며 “일차적으로 어떤 감염원에 노출돼 7~10일차에 1차 발병했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실제 이날 오전 9시 기준으로 확인된 국내 코로나 환자는 346명인데, 이 중 신천지 대구교회와 관련된 환자가 총 169명으로 전체 환자의 48.8%에 달한다. 아울러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환자들이 주로 2월 7~10일과 14~18일 사이에 증상이 나타났다.

이와 관련 “주말 종교행사나 소모임 등을 통해 집단 내에서 제한적이나 지속적으로 전파가 이뤄졌을 것을 시사한다”며 “전파된 시기에 다른 지역에서 대구교회를 방문했던 200여명에 대한 자가격리 및 집중관리로 추가전파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방역당국은 신천지 대구교회를 다닌 교인 1261명의 명단을 확보해 유선으로 증상유무를 직접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확보한 명단과 출입국 기록을 조회해 중국에 다녀온 사람이 1명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다만 중국에 다녀온 날짜가 1월 9일로 통상적인 코로나19 잠복기인 2주보다 빠른데다 바이러스 진원지로 알려진 중국 우한이나 후베이성이 아닌 다른 지역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돼 감염원으로 보기에는 어렵다고 결론 내린 듯하다. 이에 여전히 1차 감염원은 규명되지 않고 있다.

더구나 보건당국은 신천지교회의 구체적인 교세나 확진자들과의 밀접접촉자 규모를 전부 파악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교단 측에서도 조직규모와 활동범위를 특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로 알려졌다.

22일까지 신천지 교단 홈페이지 등 대외적으로 밝혀진 소속 교회는 총 74개소로 전국 12개 지파(본부)에서 관리한다. 소속 성도는 24만여명 정도다. 총회는 과천 요한지파이며 확진자가 급속힌 퍼진 대구교회는 다대오지파다.

문제는 새로운 신도가입이나 교리홍보가 이뤄지는 지역별 선교센터가 수시로 생겼다 없어지기를 반복해 신천지 쪽에서도 정확한 집계를 산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일명 ‘모임방’ 혹은 ‘복음방’이라고 불리는 하부조직들이 비상시적으로 운영돼 정확한 집계를 내기가 어렵다는게 지금까지 밝혀진 내용이다.

더구나 복음방이나 선교센터에 오는 예비신도가 자신이 신천지가 운영하는 장소에 와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자발적 신고조차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임에 따라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과정에서 접촉자가 제대로 확인되지 않아 누락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보건당국은 1차 명단을 바탕으로 대구교회에 이름을 올린 4474명 전원에 대한 자가 격리를 시행하고 전담공무원을 배정해 관리하고 있다. 나아가 2차로 확보한 4860명에 대한 조치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때에 따라선 확진환자들과의 접촉여부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선제적으로 조치에 나서겠다는 입장도 전하며 방역에 최선을 다하겠단 뜻을 밝혔다.

한편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는 이번 사태와 관련 오는 24일 공식 입장을 설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지금까지 있었던 상황과 취했던 조치, 앞으로의 계획 등을 설명할 방침이다. 이 자리에는 신천지 대변인과 총회 산하 24개 부서장 중 주요 부서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다만 교주인 이만희 총회장은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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