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 계속되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맞벌이 부부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정부의 ‘긴급보육’ 이용도 불안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서울 양천구에 거주하는 A(32)씨 부부는 맞벌이 가정이다. 부부는 5살난 아들을 돌보기 위해 연차를 쓰기로 했다. 서울내 어린이집이 일제히 2주동안 휴원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처음 계획은 휴원 첫 주 시댁의 도움을 받고, 둘째 주에는 휴원 기간 운영되는 어린이집 ‘긴급보육’을 활용할 작정이었다.
27일 양천구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양천구 신월동에 거주하는 확진자는 이마트 신월점, 금화왕돈까스 신월점 등에 방문했다. 확진자는 헌혈버스에서 채혈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으로, 지난 25일에는 강서경찰서와 고양경찰서에서 약 20여명의 채혈 작업도 맡았다.
결국 남씨는 사흘을, 남편은 이틀동안 연차를 쓰고 자녀를 돌보기로 했다. 언제 어디서 바이러스에 노출이 될 지 모른다는 생각에 겁이 났기 때문이다. A씨는 “서울에서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라 어린이집은 물론, 아이가 등·하원 과정에서 접촉하는 환경이 모두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연차를 사용하는 기간에도 외출을 삼가고, 아이와 집에만 머물 계획”이라며 “일주일 동안 뭘 하며 아이를 놀아줘야 할지 고민하는 것도 골치아프다”고 토로했다.
어린이집 휴원이 실시된 이후 인터넷 학부모 커뮤니티에는 긴급보육을 이용하기 불안하다는 게시글이 다수 올라왔다. 앞서 정부는 초등학생 대상 돌봄교실, 어린이집의 긴급보육, 아이돌보미 즉시연결 서비스 등 보육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지역 전파가 이어지며 이들 보육대책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이 학부모들의 목소리다. 현재까지 서울시에서만 코로나19 확진자는 59명,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의사환자는 총 2279명으로 확인됐다. 25개 자치구 가운데 양천구를 포함해 총 18곳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
정부는 보육 대책을 안심하고 이용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어린이집의 소관 부처인 보건복지부와 각 지자체에 따르면 어린이집 시설과 등·하원 차량에 대한 방역은 평상시보다 강화됐다. 월 1회 진행되던 의무소독도 각 구청에 따라 1주일에 1회, 10일마다 1회씩 이뤄지고 있다. 서울시청 여성가족정책실 보육기획팀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시의 경우 시의 긴급재난예산 사용을 승인해 서울시 소재 어린이집에 마스크·손소독제·비접촉 체온계도 배부했다.
양천구청 출산보육과 관계자는 “시청의 지원과 별개로, 각 구청에서도 추가 예산을 편성해 관내 소독과 방역 용품을 지원하기에 나섰다”며 “양천구는 구청 차원에서 민관 방역단을 꾸려 각 동 단위로 방문 소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휴원 조치가 내려졌지만, 매일 전체 원아 중 20% 수준의 인원이 등원하는 것으로 집계됐다”며 평소처럼 아이들을 등원시켜도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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