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배성은 기자 =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에 공개적으로 제안했던 이사 후보들의 선임 등을 다음 달 정기 주주총회 의안으로 올리라며 가처분을 신청했다.
한진칼은 자사를 상대로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가 의안상정 가처분을 지난 25일 서울중앙지법에 신청했다고 27일 공시했다.
그레이스홀딩스는 다음 달로 예정된 한진칼의 정기 주총에서 자신들이 요구하는 내용을 의안으로 상정하고 주총 2주 전까지 의안을 주주들에게 통지하라고 청구했다. 이는 앞서 KCGI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 등 '주주 연합'(3자 연합)이 한진칼에 전달한 주주 제안과 대부분 일치하는 내용이다.
3자 연합은 지난 13일 한진칼에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4명 등 8명의 이사 후보 추천과 주총 전자투표 도입, 주총에서 이사의 선임 시 개별투표 방식을 채택하도록 명시하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이사 후보 가운데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는 이후 사퇴 의사를 밝혔고, 이에 따라 그레이스홀딩스의 가처분 신청서에는 7명의 이사 후보만 이름을 올렸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은 "주주총회에 상정할 안건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이사회 의결이 필요한 사정을 알고 있고 주총까지 상당한 기간이 남아있는데도 마치 한진칼이 주주제안을 무시한 것처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한 주주연합 측의 대응에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한진칼은 주주연합 측이 제안한 김 전 상무의 사내이사 안건 철회 여부와 적법한 주주제안 자격을 소명할 대호개발의 주식 취득 시기 증명자료를 요구한 바 있다"며 "이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전달하지 않다가 갑자기 가처분을 신청하고 오늘 오후 늦게서야 안건 철회 의사와 소명 자료를 보냈다"고 비난했다.
끝으로 "이러한 태도는 원활한 한진칼 주주총회 개최보다는 오직 회사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여론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끌려고 사법절차를 악용하는 꼼수로밖에 볼 수 없다"며 "앞으로 보다 진정성 있는 태도로 원활한 주총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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