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벼랑 끝 호텔업계…별실‧보양식 내세우며 안간힘

코로나19, 벼랑 끝 호텔업계…별실‧보양식 내세우며 안간힘

기사승인 2020-03-05 05:00:00

[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으로 호텔업계의 모객 전략도 바뀌고 있다. 다른 사람과 접촉을 최대한 피할 수 있는 프라이빗룸(별실) 프로모션을 앞세우거나, 보양식 등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요리들을 대거 선보이고 있다. 객실과 뷔페 예약률이 급감하는 어려운 상황에서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호텔업계는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서울 소공동의 한 호텔의 경우,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했던 지난 1월23일부터 약 한 달간 국내외 30개 호텔에서 발생한 객실 취소 건은 5만건을 넘어섰다. 해당 호텔은 자구책으로 임원들이 3개월간 급여 10%를 반납하기로 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일주일 단위 무급휴가 사용을 권장하고 있는 상태다.

호텔의 식음업장도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코로나19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전이었던 설 기간과 매출을 비교 시 최근에는 10~20%가량 감소했다. 특히 여러 사람이 음식을 공유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높아져 뷔페 업장은 직격탄을 맞았다. 평소 대비 많게는 35%까지 매출이 급감했다. 최근에는 확진자 방문으로 휴업을 결정한 곳도 잇따라 발생했다.

업계 안팎에서 한숨이 나오는 상황이지만, 호텔들은 심각성을 고려해 자구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례로 특급호텔 레스토랑의 별실 수요는 아직까지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 중구 한 호텔의 레스토랑 별실 예약률은 오히려 15%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의 호텔 별실들은 홀 좌석 역시 모두 칸막이 막아 타인과의 접촉을 피할 수 있다.

호텔 업계 관계자는 “별실 등 프라이빗 공간을 찾는 손님들은 이전부터 증가하는 추세였다”면서 “코로나19 이후 뷔페 등의 이용객은 감소한 반면, 별실을 갖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의 수요는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주요 호텔들을 별실을 내세우며 모객에 나서고 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의 하코네는 13개의 별실을 보유하고 있다. 빛과 그림자를 이용해 아침, 점심, 저녁에 따라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홍연은 전체 122석 중 74석이 별실일 만큼 그 비중이 높다. 별실과 홀로 들어가는 입구가 분리되어 있다.

건강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면서 보양식 메뉴도 강화하고 있다. 9개의 별실을 갖춘 메르디앙 서울의 중식당 허우는 면역력 강화를 돕는 '허우 고법 불도장'을 내놨다. 이외에도 글래드 여의도의 레스토랑 '그리츠'는 호박, 시금치, 브로콜리, 인삼 등을 함께 구운 치킨 로스팅 등을 선보인다. 메종 글래드 제주의 '삼다정'은 '스페셜 한방차'를 제공한다.

다만 호텔 업계의 어려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날 기준 전세계에서 한국발 방문자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국가는 총 87곳으로 늘어났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국내에서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제한 국가의 숫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내국인 확진자의 호텔 방문 역시 임시 휴업으로 이어져 매출에 큰 위험이 될 수 있다. 

또 다른 호텔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전례 없는 위기 상황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신라스테이 해운대점도 임시 휴업으로 큰 매출 타격을 본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업계의 자구책만으로는 결국 한계에 직면 할 것”이라며 “코로나19의 장기화를 막는 것은 물론, 소비 심리 개선 등이 꼭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ist1076@kukinews.com

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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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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