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못하나, 안하나

국내 제약사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못하나, 안하나

사스·메르스·코로나19… 백신 개발 지지부진 "돈 들고, 돈 안되니 회피" 지적도

기사승인 2020-03-09 04:00:00

[쿠키뉴스] 김양균 기자 =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2019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까지… 왜 우리나라에서는 백신 개발이 이뤄지지 않았을까. 

최근 한국화학연구원은 사스와 메르스 항체가 코로나19에도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 있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사스와 메르스에 대한 백신 개발이 흐지부지됐다는 점이다. 사스 백신을 개발한다던 국내 모기업은 사스 유행이 잦아들자 슬그머니 개발을 중단했고, 메르스 백신 개발도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백신 개발에 필요한 투자가 부족하다보니 연구자 차원의 기약 없는 연구만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백신을 하나 개발하는데 얼마나 들까?

제 백신개발 기관인 세피(CEPI)에 따르면, 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드는 비용은 약 3조 원 가량이다. 유엔(UN)과 WHO가 서울대학교에 설치한 국제백신연구소의 지난 2018년 예산은 355억 원 가량이었음을 감안하면, 공적인 기관에서 백신 개발을 기대키란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고 국내 제약사 가운데 백신 개발에 의욕을 보이는 곳도 많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개발 비용이 천문학적인 수준 아니냐”며 “국내 기업 중 코로나19 진단검사 외에는 실제 백신 개발에 의지가 있는 곳은 몇 안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 정치권 인사는 “사스와 메르스 당시에도 백신 개발을 한다던 기업은 있었지만 결과물은 나오지 않았다”며 “가만히 앉아 복제약을 판매하는 게 더 돈이 되는데 왜 백신 개발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다국적 제약사 가운데 ▲애브비 ▲길리어드 ▲GSK ▲존슨앤존슨 ▲로슈 ▲사노피 파스퇴르 ▲아스트라제네카 ▲바이엘 ▲베링거인겔하임 ▲화이자 ▲GE헬스케어 ▲릴리 ▲머크 ▲MSD 등은 백신 개발에 관여하고 있거나 피해지역들에 대한 투자, 기부 등을 하고 있다. 다만, 이들 기업 중에 어느 곳이 가장 먼저 백신을 상용화할지는 미지수다. 

관련해 마이크 데이비스는 저서 ‘전염병의 사회적 생산’에서 “충분히 돈이 될 만한 조건(대재앙)이 벌어지기 전에는 백신 개발에 뛰어들지 않을 것”이란 비정한 예측을 내놓기도 했었다.  

김양균 쿠키뉴스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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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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