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쿠키뉴스 박진영 기자]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전세계 경제를 끝이 없는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1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전 세계에서 속출하자 홍콩독감(1968), 신종플루(2009)에 이어 사상 세 번째로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포했다.
그러자 세계는 감염병보다도 빠른 속도로 경제 하락을 절감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도 올해 마이너스 성장률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이제는 곳곳에서 코로나19가 아닌 경제위기로 더 이상 못살겠다는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지금 전 세계는 코로나19 극복과 더불어 떨어지는 경제를 붙들어 매려고 다양한 경제정책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 역시 취약계층, 중소기업, 대기업 등 다양한 분야, 다양한 방법으로 경제 활성화 움직임이 좀 느린 듯하지만 감지되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기업지원 방식을 통한 경제활성화 그리고 경제성장이라는 프로세스에 익숙해 있다. 주로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기업에 법인세를 감면해 주면, 그 기업은 투자와 고용을 증가시키고 그로인해 가처분소득도 늘어 결국 경제가 활성화된다는 논리다. 지금 기업 특히 대기업들이 법인세 인하를 주장하는 근거다.
한편으로는 법인세 감면이 곧 경제활성화라는 논리가 지금까지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이끈 원동력이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촉발된 경제위기는 이전의 어려웠던 경제상황과는 다소 다르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이런 주장에 불을 지핀 사람이 바로 이재명 경기도지사다. 이 지사는 "법인세를 감면하면 그 만큼 투자와 고용이 늘고 국민가처분소득이 늘어나 경제가 활성화된다는 낙수효과는 투자금이 부족하던 과거 고성장 시대에는 진실이었으나, 수요 부족으로 투자할 곳이 없어 투자금이 남아도는 현재는 명백한 허구"라며 법인세 감면에 반대하고 나섰다.
이 지사는 생산해도 살 사람이 없는 현 위기상황에서 제대로 된 기업지원 방법은 기업투자를 지원해 공급을 늘리는 것보다 수요를 늘려 기업의 매출을 늘리는 것이라 주장했다. 이 지사는 "법인세를 감면하면 투자, 고용, 경제가 회복된다는 주장은 대전제가 잘못된 것이고 경제현실을 의도적으로 무시한 채 경제위기와 국민 고통을 이용해 재벌 대기업들 배를 더 불리자는 꼼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에 대한 법인세를 감면해 주기보다는 코로나19로 인해 소득이 크게 줄어 고통받는 대부분의 국민에게 당장의 소비가 가능하도록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해 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며 "재난기본소득은 현금이 아닌 시한부 지역화폐를 지급하자"고 주장했다.
즉 모든 국민에게 일정 기간만 사용할 수 있는 지역화폐를 지급해 소비를 끌어 올리게 되면 기업은 투자를 늘릴 것이고, 그렇게되면 고용도 살아나고 가처분소득도 증가해 결국 경제는 다시 활성화될 것이라 보고 있다. 여기서 가처분소득은 국민경제에서 소득분배의 평등정도를 측정하는 자료로 쓰이기도 한다.
이 지사는 "사내유보금을 유가증권, 부동산에 투자하며 투자할 곳 없어 고심하는 재벌 대기업 위주로 법인세를 더 깎아주는 것과 납부된 법인세로 어려운 기업을 지원하고 죽어가는 소비를 살리는 것 중 어떤 것이 경제위기 극복에 더 나을 지 판단해 달라"고 대국민, 정부, 야당에 호소했다.
이어 "잘 버는 재벌 대기업에 현금지원보다, 못 벌지만 필요한 기업들을 증자 참여 등으로 지원해야 하고, 투자 지원보다 국민 가처분소득을 늘려 소비를 진작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며 "경제정책인 소비 진작은 복지정책인 소규모 취약계층 지원을 뛰어넘는 대규모 재난기본소득이어야 한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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