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딸 방치 살해' 부부, 항소심서 대폭 감형

'7개월 딸 방치 살해' 부부, 항소심서 대폭 감형

기사승인 2020-03-26 17:26:55

[쿠키뉴스] 민수미 기자 =생후 7개월 된 딸을 방치해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부부가 2심에서 감형됐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구회근 이준영 최성보)는 26일 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부부의 항소심에서 남편 A(22)씨에게 징역 10년을, 아내 B(19)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앞서 1심은 A씨와 B씨에게 각각 징역 20년과 장기 징역 15년∼단기 징역 7년을 선고했다.

1심 선고 당시 미성년자였던 B씨의 경우 2심으로 넘어오면서 성인이 됐고, 성인에게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소년법상의 '부정기형'을 선고할 수 없다. 여기에 검찰이 1심 판결에 항소하지 않아 피고인만 1심 판결에 불복한 경우 이보다 무거운 형을 내릴 수 없는 '불이익 변경금지' 원칙도 적용됐다.

A씨는 살인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지만, 범행 수법이 잔혹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 등을 이유로 감형됐다. 재판부는 "A씨의 경우 범행이 미필적 고의에 따른 것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1심은 범행이 양형 기준상 잔혹한 범행 수법에 해당한다고 봤지만, 미필적 고의는 잔혹한 수법으로 보기 어려워 1심 형량이 다소 과한 측면이 있다"고 판시했다. 

이들 부부는 작년 5월26일부터 같은 달 31일까지 5일간 인천 부평구 아파트에 생후 7개월인 딸 C양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검찰은 이들 부부가 숨진 딸을 야산에 매장할 의도로 집에 방치한 채 주변에도 알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사체유기 혐의도 함께 적용했다. 

이들은 C양에 대한 육아를 서로 떠밀며 각자 친구를 만나 술을 마시는 등 외면하다가 아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C양의 장례식에도 "전날 과음을 했다"는 이유로 늦잠을 자 참석하지 않았다. 

검찰은 상고 여부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min@kukinews.com

민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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