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배성은 기자 =쌍용자동차의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가 신규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쌍용차가 9년 만에 다시 생존 위기에 처했다. 쌍용차는 마힌드라와 산업은행의 지원을 받아 2022년 흑자전환을 달성할 계획이었으나 이마저 물거품이 된 것이다. 쌍용차는 마힌드라 그룹의 신규자금지원 차질에도 경영쇄신 작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쌍용차 모기업인 마힌드라 그룹의 자동차 부문 계열사 '마힌드라 & 마힌드라'는 지난 3일 특별이사회를 열어 쌍용차에 신규자본을 투입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다만 3개월간 최대 400억원의 일회성 특별 자금을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하도록 승인했다고 했다
마힌드라는 이사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을 받은 여러 사업 부문에 자본을 배분하는 방안을 논의한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이 같은 상황에서도 현재 미래경쟁력 확보와 고용안정을 위해 추진하는 경영쇄신 작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예병태 쌍용자동차 대표는 6일 평택공장 직원들에게 배포한 '임직원 여러분에게 드리는 글'에서 "정부와 대주주의 자금 지원을 통해 기업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려 했던 계획이 예기치 못한 난관에 부딪히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예 대표는 "마힌드라의 자금 지원 철회가 직원 입장에서는 굉장히 당혹스럽고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자신도 이번 일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인도 역시 21일간 전면봉쇄라는 유례없는 조치가 내려졌으며 마힌드라 그룹 역시 설립 최초로 금융권으로부터 자금 수혈을 받아야 할 만큼 심각한 자금 경색에 내몰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예 대표는 "마힌드라 그룹으로부터 지원받기로 한 2300억원이 올해 당장 필요한 긴급 자금이 아니라 향후 3년간 회사 운영에 필요한 재원"이라며 "회사는 노동조합과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정부와 금융권의 지원 요청을 통해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회사는 무엇보다 직원 여러분의 헌신과 희생으로 추진 중인 복지중단과 임금 삭감 노력이 결코 헛되이 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앞장서서 혼신의 역량을 발휘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회사가 지금 2009년 법정관리 이후 최악의 비상시국에 직면해 있다. 경영을 책임지는 대표이사로서 현재 위기 상황이 도래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쌍용차는 작년까지 12분기 적자가 누적된데다가 신차 부제로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고 있다.
2011년 마힌드라에 인수된 후 티볼리의 인기 등에 힘입어 2016년에 9년 만에 흑자를 내는 등 반짝 상승세를 탔지만 이듬해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에는 판매가 13만5235대로 전년보다 5.6% 줄었다.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2819억원으로 전년보다 339.3% 증가하고 자본잠식률이 46.2%까지 올랐다.
작년 말 단기 차입금은 2541억원, 장기 차입금은 1587억원에 이른다. 작년 말 만기였던 산은 차입금 300억원 중 200억원은 연장이 됐는데 7월에 다시 700억원의 만기가 도래한다.
업계 관계자는 "노사가 자구안을 만들어 노력 중이지만 자본 수혈 없이는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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