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코로나지원 문턱 낮춘 금융면책, 뭐가 달라졌나

[기획] 코로나지원 문턱 낮춘 금융면책, 뭐가 달라졌나

코로나지원 문턱 낮춘 금융면책, 뭐가 달라졌나

기사승인 2020-04-13 06:00:00

[쿠키뉴스] 송금종 기자 = 최근 금융부문 면책제도가 개편됐다. 이번 개편은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이 닥쳤을 때, 또한 혁신기업이 성장발판을 마련해야 할 때를 대비한 금융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고의가 아니라면 과실이 있어도 임직원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테니 지원을 좀 더 하라는 ‘권장’ 의미도 담겼다. 

◇과거 면책제도는 여신 위주…올해는 특례업무 확대=면책제도는 과거에도 꾸준히 있었다. 가까운 예를 찾자면 우리 정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자는 차원에서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자금을 공급하도록 한시적으로 면책을 확대한 바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 여신이 활성화되지 못하다는 점, 면책기준도 은행마다 상이한 점이 지적을 받았다. 

그러자 정부는 4년 뒤인 2012년에 ‘중소기업 대출심사 개혁대책’이란 걸 발표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중소기업 여신 활성화를 목적으로 삼고 있다. 내용을 보면 ‘선량한 주의의무를 다한 경우’ 등 다소 추상적인 요건을 구체화해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제도가 현실에도 적용되도록 바꿨다. 

또한 은행이 자체 면책 처리한 경우 감독당국도 면책 처리하도록 규정했다. 다만 법규와 내규를 명백히 위반하는 등 자체면책에 중대한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감독당국이 제제할 수 있도록 했다. 정당하게 취급해 면책 처리된 중소기업 여신은 인사나 영업점 평가 시 반영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도 있었다. 이 내용들은 모두 상시 규정화됐다. 

정부는 또 2년 뒤인 2014년에도 개편안을 내놨다. 바로 ‘진취적 금융문화조성을 위한 제재관행 면책제도 개선방안’이다. 이 방안은 낡고 보수적인 금융 관행을 없애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관행적 검사 50% 축소 ▲직원 직접제재 90% 축소 ▲제재시효 도입 ▲혁신평가 도입 등이 있었다. 

과거 개편안은 모두 여신업무와 관련이 깊은 데 반해 올해 개편안은 특례업무가 대폭 많아졌다. 모험자본 투자·규제 샌드박스 등 다양한 업무를 보다 장려하기 위함이다. 또 이전에는 고의성이 있거나 중과실인 경우 면책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면책추정조항’을 넣어서 불확실성을 없앤다. 사적인 이해관계가 없고 법규·내규 상 절차에 비춰볼 때 큰 하자가 없으면 고의·중과실이 없는 것으로 본다는 게 핵심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과거 면책제도는 부실이 날 때 제재를 하는 게 합리적이지 않다고 보고 여신위주로 개편돼왔다면 올해는 성격이 다르다”고 언급했다. 이어 “금융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데 제재부담으로 소극적으로 임하면 경제에 부작용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은행권 “장단점 없어…영업 자유로워도 리스크 무시 못 해”=금융면책제도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 평균 3년에 한 번꼴로 수정과 보완을 거쳤다. 변화 중심에 있던 은행권에도 영향이 있었을까. 은행권 관계자는 면책제도 장·단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노(NO)’고 답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책임을 면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영업을 할 수 있는 부분은 있겠지만 그렇다고 리스크를 무시할 수도 없는 부분”이라며 “선택사항이 아니라서 특별히 장, 단점을 따지긴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출을 적극적으로 해달라는 메시지인데 제도가 나올 때마다 잘 지키지만 그렇다고 대출을 너무 느슨하게 해줄 순 없다고 말했다. 

song@kukinews.com
송금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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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금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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