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대체육 시장…선결해야 할 문제는?

커지는 대체육 시장…선결해야 할 문제는?

기사승인 2020-04-22 03:00:00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전세계적으로 대체육 수요가 늘면서 국내 업체들도 관련 시장 공략을 위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 커지는 대체육 시장… 선점 나선 기업들 

최근 미국 시장조사업체 CFRA에 따르면 2018년 약 22조 규모였던 글로벌 대체육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 116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육류 소비를 줄이고 채식 위주의 식단을 소비하는 비거니즘(Veganism)이 글로벌 트렌드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비거니즘 확대의 이유로는 윤리적 소비와 개인 가치관, 웰빙 등이 꼽히고 있다.

국내 비건 소비자도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채식협회에 따르면 2008년 15만명 수준이었던 국내 채식 소비자는 2018년 150만명으로 급격하게 늘어났다. 이는 총 인구의 2~3%에 달하는 수준이다. 

식품업계에서는 이같은 수요에 제품을 개발하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동원F&B는 비욘드미트(Beyond Meat)와 독점 공급계약을 맺고 지난해 3월 ‘비욘드 버거’를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출시 이후 누적 4만팩 이상이 판매됐다. 최근에는 콩과 버섯, 호박 등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만든 100% 식물성 대체육 제품인 ‘비욘드비프’와 ‘비욘드 소시지’를 출시하며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섰다. 

롯데푸드도 지난해 식물성 대체육류 제품 ‘엔네이처’ 브랜드를 론칭하고 ‘엔네이처 제로미트 너겟’과 ‘엔네이처 제로미트 까스’ 2종을 출시한 바 있다. 추가적인 투자와 개발을 통해 스테이크와 햄, 소시지 등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SPC삼립은 최근 미국 푸드테크 기업 저스트와 국내 독점 생산·판매에 대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2011년 설립된 저스트는 녹두를 주재료로 한 ‘저스트 에그’를 선보인 기업이다. 저스트는 미국과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 이미 3000만개에 달하는 저스트 에그 판매고를 달성한 바 있따. 

저스트 에그는 맛과 냄새, 영양소 등이 실제 계란과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콜레스테롤이 없고 포화지방이 낮아 채식주의자는 물론 달걀 알레르기가 있는 소비자에게 주효하다. 

SPC삼립은 저스트 에그를 비롯해 ‘저스트 마요’, ‘저스트 드레싱’ 등의 제품을 하반기부터 국내 독점 유통할 계획이다.

롯데지알에스 롯데리아 역시 육류를 사용하지 않는 ‘미라클 버거’를 출시한 바 있다. 패티를 콩 단백질과 밀 단백질을 조합해 고기 식감을 살렸고, 소스는 달걀 대신 대두를 썼다. 빵도 우유 성분이 아닌 식물성 재료로 만들었다. 

◇ 일반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통할까

다만 일반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매력적인 제품으로 다가갈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시각이 있다. 국내 시장만 하더라도 채식주의자는 전체 인구의 3% 수준에 불과한 만큼 이들의 소비만으로는 시장 확대에 어려움이 있어 일반 소비 증가가 필수불가결하다. 

대체육의 최종 소비 목표는 모든 소비자지만, 현재로서는 맛과 가격의 차이가 존재하는 만큼 간극이 분명 존재하고 있다. 비욘드미트의 인터넷 최저가는 227g 기준 약 1만원으로, 같은 중량의 소고기 패티의 최대 두배 가까운 가격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환경 보호, 신념 등의 이유로 채식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많지만 그렇지 않은 소비자들이 더욱 많은 상황”이라면서 “기존 육류 제품과의 격차를 줄이고 건강에 대한 포인트를 알리는 등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래식량’이라고 불리던 곤충식 역시 예상과는 달리 시장에 녹아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들의 거부감을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2011년 1680억원 규모였던 곤충시장 규모는 2015년 3039억원, 2016년 9000억원으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1조8000억원으로 10년 사이 10배가 넘게 성장했다. 

곤충사육의 장점은 좁은 공간에서 적은 사료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같은 양의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사료의 양도 소나 돼지의 최대 10분의 1 수준이며 분뇨로 인한 토양오염 걱정도 덜 수 있다.

또 성충이 되기까지 걸리는 기간이 2개월 정도로 임신부터 출산·출하까지 10개월 가까이 걸리는 돼지보다 생산효율도 높다. 뼈와 내장 등을 제거해내면 절반 정도만이 상품화되는 소·돼지와는 달리 곤충은 성체의 90%를 활용할 수 있다.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 형태를 감추는 등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환자식 등 극히 일부에서만 이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생산효율이나 영양소 등은 부차적인 문제”라면서 “얼마나 일반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이어 “곤충식과 대체육은 (거부감 등) 소비자가 받아들이는 수준에 있어 분명 차이가 있지만 ‘왜 굳이 선택해야 하는가’에 대한 기본적인 문제는 같다”면서 “시장 성장에 따라 이같은 문제점도 분명히 선결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akgn@kukinews.com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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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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