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안세진 기자 =“우리가 안되면 이상하죠”
홍성표 호반건설 도시정비팀 상무는 23일 신반포15차 시공사선정총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시공사 선정에 있어 포부를 드러냈다. 이날 14시 신반포15차 조합은 ‘시공사 선정 등 부의안건 심의·의결’을 위해 서초구 엘루체컨벤션 6층에 집결했다. 이날 건설사들의 설명회는 삼성물산, 대림산업, 호반건설 순서로 진행됐다.
14시 전부터 현장 1층에는 호반건설을 비롯한 건설사들이 보였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건설사는 호반건설이었다. 현장에는 호반건설 직원들이 자사의 대표 색깔인 오렌지색 유니폼을 입고 조합원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바로 옆 카페에는 박철희 호반건설 사장과 홍성표 상무가 자리하고 있었다. 홍 상무는 오늘 결과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당연히 호반건설이 될 것”이라며 포부를 드러냈다. 이에 옆에 앉아있던 박 사장도 웃음을 지어 보였다.
호반건설은 이번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에 390억원 규모의 무상품목, 연 0.5%에 불과한 사업비 대출이자율 등을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비교적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 역마진을 감수하고라도 파격적 조건을 걸었단 평이다.
컨벤션 내부에 들어가자 삼성물산 관계자들도 모습을 보였다. 삼성물산은 신반포15차가 5년 만의 재건축 복귀작인 만큼, 삼성전자, 삼성SDS,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에스원, 삼성웰스토리 등 계열사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 알렸다.
현장에서 만난 삼성물산 관계자는 총회 결과에 대해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조합 측의 마음에 달려있지 않겠느냐”며 “5년 만의 첫 복귀 무대인만큼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들도 인근 카페에 모여 앉아 조합원들의 표심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드러내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총회가 한창 진행 중일 16시 경 박상신 대림산업 주택사업본부 본부장은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알 수가 있겠냐”며 “조합원들이 많이 참석도 하지 않았고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으니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앞서 대림산업은 분양불이 아닌 기성불 방식을 제안, 조합의 자금 부담을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조합 측에 대한 불만이 들리기도 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조합의 권력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 같다”며 “개별 홍보라든지 그런 의도 없이 문의드릴 게 있어 연락을 드려도 ‘벌금 물고 싶냐’는 식으로 우릴 대하더라”고 토로했다.
또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이번에 코로나 때문에 연기하라는 지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강행하는 게 맞나 싶다”고 말했다.
실제 총회는 서초구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강행됐다. 당초 서초구청 측은 조합 측에게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을 근거로 총회를 강행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할 것이라 알렸다. 하지만 조합 측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사업이 지연돼 금융비용 등이 늘어났다며 야외 총회를 진행한 것.
서초구청 관계자는 “당초 서울시에서 코로나로 인한 조합 측의 사업비 부담이 커질 경우 불가피하게 사업을 진행시킬 수 있도록 공문을 내렸었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5월초까지 연장하면서 우리도 총회를 하지 못하도록 지시했다”면서 “총회를 진행할 경우 고발 조치를 할지를 두고 계속 검토 중에 있다. 상황을 지켜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