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부와 의과대학 학생회 대표 조직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의 만남이 무산되면서 오는 30일 의대생들의 대규모 유급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29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와 의대협은 의대 교육 정상화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회의 일정을 조율했으나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교육부는 본과 4학년생의 유급 시한일인 30일 이전에 만나자고 제안한 바 있다.
교육부는 출입기자단 메시지를 통해 “의대협이 교육부의 간담회 제안에 대해 5월1일 또는 2일 중 간담회를 갖자고 했다”며 “학생들이 30일자로 복귀를 결정하는 데 있어 5월2일 만남은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 의대협에 만남을 뒤로 미루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교육부와 의대협이 대화 시점을 두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대규모 유급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의대생의 수업 참여율은 25.9%에 불과하다.
본과 4학년은 복귀 시한을 넘기면 의사국가시험(국시) 실기시험 응시가 불가하다. 본과 4학년보다 개강 시기가 늦었던 예과 1~2학년과 본과 1~3학년 역시 상당수 의대에서 4월 말에서 5월 초 사이 유급시한이 도래한다. 의대는 학년제로 수업이 돌아가기 때문에 이번 학기 유급 시 다음 학기는 자동 휴학 처리된다. 이번에 유급되면 24·25학번은 내년에 들어올 26학번과 함께 1학년 수업을 받게 된다. 이 경우 1학년만 1만명이 넘는다.
3개 학번이 수업을 함께 받아야 하는 ‘트리플링’이 발생하면 사실상 의대 교육이 불가능하다는 게 의료계의 공통된 견해다. 이에 일부 대학은 트리플링에 대비해 학칙 개정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28일 정례브리핑에서 “24·25학번이 이번에 돌아오지 않으면 교육 여건에 따라 제대로 된 교육을 받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4월 말까지 학생들이 복귀하지 않으면 마음대로 돌아와서 교육받기 어렵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