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SC제일, 씨티)은행이 국내에서 영업이익을 벌어들이면서 추가 투자나 사회적 책임을 전혀 다하고 있지 않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 두 외국계은행들의 고배당성향을 지적하며 국내 추가 투자나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주장들은 최근에 불거진 이슈가 아니다.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 두 외국계은행들의 고배당 논란은 국내에 들어온 이후 매년 결산배당이 실시될 때마다 꾸준히 제기됐다.
여기에 두 외국계은행 모두 매년마다 한국에서 철수한다는 말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씨티은행은 박진회 은행장의 지휘 아래 지난 2017년부터 지점 통폐합을 시작해 현재 지난해 말 기준 41개 영업점만 운영하고 있으며, 제일은행도 박종복 은행장 취임 이후 핵심점포만 유지하면서 자산관리 분야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하며 지점들을 줄여나가고 있다 보니 철수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엄밀히 따져보면 국민, 우리은행 등 국내 시중은행들도 디지털 뱅킹 전환을 진행하며 영업점을 줄여나가고 있고, 배당 또한 회사 이익의 주주환원이라는 점에서 문제 될 것이 없다. 하지만 두 외국계은행들이 유독 우려의 시선을 받는 것은 간단하다. 국내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로컬은행’으로서의 책임있는 모습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을 위해 정부와 금융당국은 전 금융사들에게 적극적인 기업대출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이에 국내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기업대출 규모를 전년대비 5.3%(54조원)을 늘려 ‘비올 때 우산을 뺏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SC제일은행 기업대출은 전년대비 2.38% 감소했으며, 씨티은행은 기업대출을 3.4% 줄이며 국내 시중은행과 정 반대로 ‘비올 때 우산을 뺏는’ 행태를 보여줬다.
또한 외국계은행들은 사회공헌 활동에도 인색하다. 은행들에 있어서 기부나 사회공헌활동은 의무사항이 아니지만, 은행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지표로 읽기에는 충분하다. 전국은행연합회가 매년마다 발간하고 있는 ‘은행사회공헌활동 보고서’를 보면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은 국내 21개 은행 중 순이익 대비 사회공헌활동비 지출 부문에서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이처럼 국내 로컬 은행으로서의 역할을 외면하는 외국계은행들의 기조 아래 해당 은행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의 사기는 저조했다. 한 외국계은행 직원은 “영업점은 갈수록 줄어가고 있고, 국내 재투자 커녕 꾸준히 본사에 높은 배당만 이어가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내부에서도 이대론 안된다고 생각하는 직원들이 많다”라며 “본사 경영방침은 당연히 따라야 한다지만, 국내 정서를 감안하고 신경쓰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고 바란다”고 털어놨다.
의외로 두 외국계은행들은 한국과의 인연이 꽤나 깊다. 씨티은행은 지난 1967년 한국에 들어와 첫 영업을 시작한 이후 50여년간 국내에서 영업을 해오고 있으며, SC제일은행은 스탠다드차터드와 제일은행의 합병 후 국내에서 90여년간 영업해온 토착은행을 자임하고 있다. 두 외국계은행들의 자기소개가 진정성 있는 울림을 주기 위해서는 로컬은행으로서 진실한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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