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안세진 기자 =강남의 알짜 재건축단지인 반포주공1단지 3주구를 두고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간에 수주 경쟁이 본격 시작됐다. 반포3주구 재건축사업은 서초구 반포동 일대 반포아파트를 지하 3층~지상 35층 아파트 17개동, 2091가구로 다시 짓는 사업이다. 공사비만 8087억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이다.
최근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에서 5년 만에 정비사업 복귀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친 삼성물산은 이 기세를 몰아 바로 옆 반포3주구까지 노리는 모양새다. 대우건설도 사활을 걸었다. 앞서 신반포15차 사업에서의 시공권을 얻었다가 잃었던 만큼 쉽게 물러서지 않을 거란 전망이다.
◇사실상 ‘2라운드’=반포3주구 재건축사업은 최근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 지은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물산은 최근 신반포15차 시공사 선정총회에서 압승을 거머쥐었다. 경쟁사인 대림산업과 호반건설은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며 접전을 벌였지만, 조합 측은 삼성물산의 손을 들어줬다.
조합원 총원 181명 중 166명(서면포함)이 투표에 참여했고, 이중 126명(75.9%)이 삼성물산에 투표했다.
하지만 당초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의 시공사는 대우건설이었다. 조합과 계약까지 했지만 공사비 증액 규모를 두고 갈등이 깊어졌다. 결국 조합 측은 대우건설사의 시공 권한을 박탈하고 계약해지를 결정했다.
이에 대우건설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조합장을 상대로 ‘시공자 지위 확인의 소’를 제기했다. 아직까지 대우건설이 해당 사업의 시공사라는 내용이다. 이어 대우건설은 1월 ‘후속절차 진행중지 가처분’, 2월 ‘특화설계 저작권 소송’을 추가로 냈다.
대우건설은 현재 자사가 설계한 내용으로 건축심의를 통과했기 때문에 특화설계 소송에서 승소하면 조합은 새 설계안으로 다시 인허가를 받아야 한다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우건설 “조합 이익 극대화하겠다"=각 건설사들은 자신들의 강점을 내세워 조합원 ‘환심 사기’에 본격 나섰다. 특히 대우건설은 이번 수주전에 사활을 건 모양새다. 이미 사업지 인근에 사무실을 차리고, 이례적으로 조합원 전용 앱까지 만들어 홍보 공세를 펼치고 있다.
대우건설은 용산구 ‘한남더힐’을 시공한 경력을 내세워 이를 뛰어넘는 단지를 만들겠다고 제안했다. 여기에 최근 재건축 아파트 일반분양에 투자하고,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 ‘재건축 리츠’ 사업 모델을 제시하며 조합원 공략에 나섰다.
설계안도 진즉 선보였다. 대우건설은 반포3주구에 세계적인 디자이너들과 협업한 ‘트릴리언트 반포’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외관 디자인은 유엔스튜디오와, 조경은 싱가포르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의 세계적 관광명소인 가든스 바이 더 베이의 조경을 설계한 그랜트 어소시에이츠가 담당한다. 커뮤니티시설은 세계적인 인테리어 디자인 회사인 HBA가 맡았다.
또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업무협약을 맺고 양사 스마트홈 플랫폼을 연계해 고객들에게 각 사의 장점만을 모은 진화된 스마트홈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한남 더힐을 뛰어넘는 대우건설의 또 다른 대표작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축적된 기술과 수많은 주택사업경험 등 모든 역량을 총집결한 하이엔드 주거문화를 반포의 중심에서 선보일 계획”이라며 “조합의 입찰 지침 완벽 준수를 기본으로 대우건설만의 차별화된 상품, 분양 특화 전략 등 조합원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제안들이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측은 아직까지 공약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인 공약을 발표하진 않았다”면서도 “준비 중에 있다. 머지않아 삼성물산만의 강점을 내세운 공약을 볼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