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태구 기자 =4·15총선에서 지역구 의석 84석에 그친 미래통합당이 선거 참패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종인 전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려 했으나, 김 전 위원장은 비대위를 맡길 거부하고 있다. 또한 김종인 비대위를 두고 당 안팎에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2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상임전국위원회를 다시 개최해 김종인 비대위원장 내정자의 임기를 1년으로 늘리는 것으로 결정했다. 또한 심재철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 등 현 지도부는 또 의결 정족수 미달로 무산된 상임전국위를 내달 6일 재소집해 ‘8월 전당대회’ 당헌 삭제할 계획이다.
이는 전날 상임전국위원회 개의 불발로 ‘8월 전당대회까지 4개월 비대위’ 제안을 김 비대위원장 내정자가 거부한 것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일부 의원들은 원내대표 교체와 8월 전당대회 등을 주장하며 현지도부에 반기를 들고 있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후 기자들을 만나 김종인 비대위원장 내정자의 임기를 1년으로 늘이는 것과 관련해 “저는 반대를 했습니다만 이렇게 결정이 됐다”며 “이유가 어찌됐든 김종인 비대위가 길게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종인 비대위에 대해서도 당 내부 갈들이 커지고 있다.
통합당을 탈당해 무소속 당선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대표는 이날 오전 대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이 당의 터주대감이다. 뜨내기들이 주인을 내쫓고 당의 주인 행세하는 모습에 기가 막힌다”며 김종인 비대위를 고집하는 현지도부의 행보를 비판했다.
그는 또 김종인 비대위원장 내정자에 대해 “뇌물 브로커 전력이 있는 팔십 넘은 외부 사람을 들이고 거기에 매달리는 모습이 창피하고 안타깝다”며 “그런 자생력이 없는 당이라면 당을 해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통합당 지도부 중 한명인 5선에 성공한 정진석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당이 홍 전 대표의 대권욕에 소모돼야 할 존재인가. 우리 당 구성원이 대권가도에 들러리나 서주는, 근본 없는 사람인가”라면서 “우리 당과 나라의 진로를 이야기하기 전에, 자신이 지금까지 쏟아낸 막돼먹은 언사에 대해 당원들과 지지자들에게 사과부터 하라”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총선 직후 홍 전 대표가 전화로) 김종인 만한 사람이 없다. 비대위원장으로 모셔야 한다. 정 대표가 김종인을 띄워달라”고 요청했었다면서 “그때는 김종인씨가 동화은행 비리 사건에 연루됐던 사실을 몰랐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홍준표 전 대표가 생각 없이 쏟아내는 막말이 인내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며 “공인으로서의 최소한의 금도조차 없는 그가 우리 당의 미래가 될 수는 없다, 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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