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터뷰] ‘무진’ 김무진 “다시 롤드컵 무대 밟고 싶어요”

[쿡터뷰] ‘무진’ 김무진 “다시 롤드컵 무대 밟고 싶어요”

[인터뷰] ‘무진’ 김무진 “다시 롤드컵 무대 밟고 싶어요”

기사승인 2020-04-30 06:00:00


[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무진’ 김무진에게 2019년은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대만 ‘플래시 울브즈(FW)’에서 정글러로 이름을 떨치며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무대까지 밟은 김무진이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로 눈길을 돌렸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팬들의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이제는 LCK의 정상급 정글러로 자리한 ‘클리드’ 김태민과의 비교도 당시엔 심심찮게 나왔다. 일각에선 오히려 김태민보다 김무진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화생명e스포츠 유니폼을 입고 밟은 LCK 무대는 녹록치 않았다. 출전 기회도 적었고 제 기량을 발휘하지도 못했다. 여기에 경기 외적인 논란까지 겹치면서 급격히 내리막을 탔다. 2019시즌을 끝으로 한화생명과의 계약도 종료되면서 팬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지는 듯 했다.

그런데 지난 22일 김무진의 근황이 들려왔다. 챌린저스 팀인 러너웨이와 김무진이 동행을 시작한다는 소식이었다. 연락을 취해 29일 송파구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합숙소 입소를 앞두고 있다는 그는 지난날에 대한 후회와 반성, 앞으로의 각오를 담담히 전했다. 

Q. 한화생명에서의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많은 기대를 받았는데 결과가 좋지 못했다. FW에서 활약하면서 선수로서의 가치도 높았을 때라 많이 아쉬웠을 것 같다.

“FW에서 나와 팀을 찾을 때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쪽에서도 연락이 많이 왔다. 많은 경기를 뛸 수 있는 팀을 원했다. 출전 기회를 많이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한화생명을 선택했는데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누굴 탓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스크림이나 솔로랭크에서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나름대로 노력도 많이 했다. 경기에 나서고 싶어서 스트리밍하는 시간도 줄였다. 방송적으로 소통하다보면 게임에 집중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였다.”

Q. 서머 시즌엔 SNS를 통한 부적절한 발언 등으로 논란이 됐다. 여기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이 가운데 일부(미성년자와의 부적절한 관계)는 와전됐다고 들었다.

“무조건 내 잘못이다. 팬과의 1대1 대화에서 팀과 관련된 내부 발언을 한 건 크게 잘못했다. 데이트 폭력 발언도 마찬가지다. 당시 데이트 폭력과 관련한 이슈가 뉴스에 나왔던 적이 있었다. 그걸 가지고 생각 없이 선을 넘는 농담을 했다. 실제로 행동에 옮기려고 했던 건 절대 아니다. 당시 일을 계기로 많이 반성했다. 생각이 너무 짧았다. 다만 게스트 하우스로 팬을 꾀어내 부적절한 만남을 시도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카페에서 밤을 새는 게 고민이 된다고 하길래 ‘그쪽에서 자보는 건 어떻겠느냐’ 제안한 것이지 같이 가자고 한 건 아니었다. 내부 정보 유출로 구단 징계를 받은 것이지, 미성년자와의 부적절한 접촉으로 징계를 받은 건 아니다.”

Q. 스프링 시즌보다는 기회를 많이 받았는데 결과가 좋지 못했다. 경기 외적인 논란에서 비롯된 심적인 문제들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을까.

“없다고는 말을 못하겠지만 크다고는 생각 안 한다. 대만과 한국 리그의 차별화된 특성이나 달라진 정글 메타에 적응을 잘 못했다. 내가 더 잘 했어야 한다.”

Q. 한화생명으로부터 재계약이 불가하다고 통보 받았을 땐 심정이 어땠나.

“1년 동안 제대로 보여주지 못해 아쉬운 점이 많았다. 내년에 만회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었는데 ‘같이 못 갈 것 같다’는 얘기를 듣고 많이 속상했다.”

Q. 이후 ESC 정글러로 깜짝 등장해서 챌린저스 코리아 승격을 도왔다. 당시 패패승승승으로 승격에 성공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ESC에서 용병으로 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한화생명과 계약이 종료된 뒤 방송도 하고 휴식기간을 가졌다. 그러던 중에 ESC 쪽에서 연락이 왔다. ‘같이 한 번 게임을 해보는 건 어떠냐’고 제의가 와서 프로팀에 다시 들어갈 수 있다는 건 좋은 기회니까 합류하게 됐다. (재계약 관련해서는) 승강전을 치른 다음 추후에 얘기하기로 했었다. 실제로 제의를 주셨는데 머리도 식히고, 폐관수련과 같은 느낌으로 조용히 연습에 몰두하고 싶어서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

Q. 실제로 한 시즌간은 인터넷 방송에 매진했다. 방송도 꽤나 잘 됐는데 여러모로 생각이 많았을 것 같다. 스트리머와 프로게이머로서의 갈림길에서 고민했을 법도 한데?

“방송을 하면서 재미도 느끼고, 다른 BJ들이나 팬들이 응원해주는 걸 보고 감동도 많이 받았다. 처음엔 ‘이대로 계속 스트리머를 할까’ 했는데, 여러 가지 콘텐츠를 하고 솔로랭크도 하다보니까 오히려 팀 게임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다시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프로게이머로서 성공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고 재도전을 결심했다.” 

Q. 결국 러너웨이에서 새 출발을 하게 됐다. 왜 러너웨이인가?

“중국, 대만에서도 영입 제의가 왔다. 그런데 코로나19 때문에 해외 진출이 꺼려졌다. 보류를 해야 될 것 같다고 의사를 전달한 상황에서 러너 형에게 연락이 왔다. 다시 시작을 하는 건데 높은 곳보다는 낮은 곳에서부터 차근차근 시작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대화를 해보니 러너 형과 뜻도 잘 맞아서 러너웨이를 선택했다.” 

Q. 한화생명에 입단할 당시와 러너웨이에 입단한 지금, 냉정히 말해 ‘무진’이라는 선수를 바라보는 e스포츠 업계와 팬들의 시선은 확연히 달라졌다. 본인의 마음가짐이나 프로게이머로서의 태도도 그 때와는 많이 달라졌을 것 같다

“한층 더 성숙해진 것 같다. 프로라는 타이틀이 붙은 순간 걸맞은 이름값을 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게임을 할 때는 조금 더 진중하게 임하고, 팬들과의 소통은 열심히 하되 깊게 생각하면서 신중하게 말을 해야 된다는 걸 크게 느꼈다. 숙소 생활에 있어서도 팀원들과 소통에 힘쓰고 문제가 있으면 곧바로 해결해야 된다는 생각도 한다. 

최근엔 솔로랭크를 바라보는 시선도 많이 바뀌었다. 점수에 집착하기 보다는 챔피언 폭을 늘리는 방향으로 연습 중이다. 현재는 쓰지 못하는 정글 챔피언이 없다. 팀 게임에 어울리는 선수가 되고 싶은 열망이 강하다.” 

Q. 입단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러너웨이 생활엔 만족하는지 궁금하다

“스크림 분위기는 좋다. 합은 아직 별로 맞춰보진 못했는데 챌린저스팀, 연습생 아카데미 팀을 상대로 크게 밀리지 않아서 느낌이 좋다.” 

Q.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하다, 그리고 먼 미래 선수 생활 궁극적인 목표도 말해 달라

“FW에선 정상을 찍었고 한화생명에선 아쉬움이 컸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건데 롤드컵 무대를 다시 한 번 꼭 밟아보고 싶다.” 

Q. 마지막으로 팬 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하고 싶은 말을 해달라

“열심히 응원해주시는 팬 분들이 되게 많았는데 지난해 이런저런 사건으로 많은 실망감을 드려서 죄송하다. 많이 부족했고 깊게 반성하고 있다. 러너웨이에서 새 출발을 하게 됐는데, 프로라는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해보도록 하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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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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