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 두기’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지역사회 감염 차단을 위해 실시되고 있는 캠페인이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행사 및 모임 참가 자제, 외출 자제, 재택근무 확대 등이 이에 해당한다. ‘사회적 거리 두기’라는 표현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는 이 말이 사회적으로 단절되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며, ‘물리적 거리 두기(physical distancing)’라는 표현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밝혔다.
필자 역시 학교에서 대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학생들을 강의실에서 못 만난 지 꽤 오래다. 온라인수업과 화상 강의를 통해 강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도 학생들을 보고 싶다고 자주 말하고 학생들도 교수님과 친구들을 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처음 시작할 때, 개인이 사회와 거리를 띄운다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었다. 이런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확진자의 추세가 많이 줄었고, 다른 나라에서 우리의 방역체계와 시스템이 돋보이는 것은 아주 바람직하다. 하지만, 한편으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회적 물리적 거리가 멀어져 정서적인 외로움과 우울감이 느껴진다고 말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많은 사람과의 직접 접촉을 피하는 것이지 마음이나 정서적으로 거리를 두라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사실 ‘사회적 거리 두기’라고 말하는 것은 ‘물리적 거리 두기’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확산 시점에서의 ‘사회적 거리 두기’는 대단히 중요하다.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사람들 사이의 거리를 유지하는 감염 통제는, 흐르는 물에 비누로 손 씻기,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고 기침하기, 외출 시 마스크 착용하기 등 기본 예방수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권고한다. 여기에 행사·모임 참여 자제 등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부득이하게 사람을 만나더라도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2m 이상 거리를 두기도 권고된다. 또 기업들은 출퇴근 시간을 다양화한 유연근무제와 집에서 회사 일을 하는 재택근무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종교계에서도 종교행사를 자제하거나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등의 방식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국민의 참여와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대한민국 의료진의 헌신에 감사를 표한다.
이런 면에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의 ‘거리 두기’ 때문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고, 직접적인 만남이 어떤 의미 혹은 이익이 있는지를 생각할 수 있는 시간도 많아졌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 그만큼 필요한 누군가와의 만남이 소중해지고, 자신에게 의미 있는 모임에 참여하고 싶어진다. 초등학교에서 배웠던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문장이 생각난다. 코로나바이러스19로 인해 불편함과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겠지만 한편 인간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는 존재와 사회적 종교적 공동체의 중요성과 필요성도 깨닫기도 한다. 하루빨리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대한민국의 공동체 안으로 들어가 사회의 일원으로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 나도 자랑스런 대한민국 국민으로...
금진호(목원대학교 겸임교수 / 한국연금개발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