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 분위기 잇나 했는데”…유통업계, 이태원 쇼크에 ‘속앓이’

“황금연휴 분위기 잇나 했는데”…유통업계, 이태원 쇼크에 ‘속앓이’

기사승인 2020-05-12 05:00:00

[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이달 초 황금연휴에 반짝 매출을 맛본 유통가가 ‘이태원 쇼크’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이태원 클럽 등에서 다시금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며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확진자 일부가 백화점 등 직원이거나 유통 매장을 방문해 휴점 사태도 잇따르고 있다. 

11일 보건 당국에 따르면,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80명을 넘어섰다. 감염이 시작한 곳으로 추정되는 이태원 일대 클럽과 주점 5곳에 황금연휴 동안 방문했던 사람만 무려 5517명으로 조사됐다.

유통가의 직접적인 피해도 커지고 있다. 이날 현대백화점은 중동점 입점업체 직원 1명이 전날 오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해당 직원은 연휴 기간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화점 측은 이런 사실을 확인한 뒤 전날 저녁 7시 30분에 영업을 조기 종료하고 매장 방역을 실시했다. 

앞서 롯데백화점도 지난 9일 본점의 한 명품매장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백화점에 따르면, 해당 명품매장 직원은 서울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사람과 밀접 접촉해 전날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9일 새벽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백화점 측은 9일 즉각 휴점에 돌입해 다음날 문을 열었다. 

이외에도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 확진자들이 주요 식당‧매장을 다녀간 것으로 속속 확인되면서 근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자칫하면 지난 2월 3월 당시의 대규모 휴점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다. 하루만 임시 휴업해도 매출에는 큰 타격이 된다. 

특히 황금연휴 이후 소비 심리 회복을 기대했던 업계는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황금연휴 기간 롯데월드몰은 하루 평균 9만2000여명이 방문했다. 전주 대비(하루 평균 8만7000명) 하루 평균 방문객 수는 5000명가량 증가했다. 백화점업계 매출도 지난해보다 8.8%에서 최대 13.3% 증가했다. 이를 두고 소비 회복 조짐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황금연휴 분위기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했는데, (이태원 확진)으로 찬물이 쏟아진 격”이라며 “아직 정확한 집계는 어렵지만, 이태원 쇼크로 지난 주말 매출에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확진자가 급증하면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환될 텐데, 매우 곤혹스러운 입장”이라고 우려했다. 

주요 유통업계는 다시 방역 강화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마트는 이날 성수점을 시작으로 트레이더스를 포함한 전국 158개점, 10만여대 쇼핑카트 손잡이에 ‘항균 필름’을 부착한다. 또한 계산대에 고객과 직원의 접촉을 줄이기 위해 가로 80cm, 세로 85cm 크기의 아크릴판을 설치하기로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코로나19 장기전에 대비하며 매장 환경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마스크 착용을 고려해 매장 온도를 평소 25도에서 22~23도가량으로 낮췄다. 점포 근무 직영사원들의 '쿨비즈 복장' 도입도 약 3주 앞당겼다. 특히 이날부터는 매장 환기를 위한 공조 시스템도 강화했다. 최근에는 1㎛이상 초미세먼지까지 걸러낼 수 있는 필터 교체에도 나섰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방역 당국이 생활 속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직원들과 고객 모두 쾌적한 환경에서 마스크를 쓸 수 있도록 고민한 결과”라며 “고객들이 안전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ist1076@kukinews.com

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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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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