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前 포스코 회장, ‘철을 보니 세상이 보인다’ 저서 출간

권오준 前 포스코 회장, ‘철을 보니 세상이 보인다’ 저서 출간

기사승인 2020-06-01 14:37:08

[쿠키뉴스] 임중권 기자 =포스코와 한국철강협회 회장을 지낸 금속공학박사 권오준 전 회장이 ‘철의 모든 것’을 이론·실무적으로 총정리한 교양서 철을 보니 세상이 보인다 (부제 ‘철의 문명사적 궤적’)를 오는 10일 출간한다.

1일 철강협회에 따르면 권 전회장은 서울공대에서 공부를 시작한 청년 시절부터 포스코와 한국철강협회 회장을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반백년에 가까운 세월을 철과 깊이 인연을 맺으며 살아왔다.

금속공학도로서 철의 기본 이론을 배우고, 철 관련 연구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포스코 재직기간에 신기술을 개발하고 개발한 신기술을 생산과 판매에 활용했으며, 국내외 학술대회에서 연구발표를 했다.

아울러 세계 최고 경쟁력을 지닌 철강회사 포스코의 연구소장, 최고기술책임자(CTO), 최고경영자(CEO) 직책을 맡아 기술개발과 경영혁신에 매진했다. 또한 한국철강협회 회장을 겸임하면서 세계철강협회 임원진·회장단에 참여하며 철강 기술과 산업의 현황을 분석하고 미래 전략을 수립하는 등 철과 인연을 쌓으며 오랜 세월을 보냈다.

그는 이러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철의 모든 것을 총정리한 교양서를 만들고자 약 1년 반이 넘는 시간을 이 책의 저술을 위해 온 힘을 기울였다. 지식과 경험을 확인하고 단어 하나의 선택부터 고민했음은 물론 무려 200개에 육박하는 사진과 도표를 직접 고르면서 540쪽의 역저를 쏟아놓았다. 말 그대로 역작(力作)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그는 저서에서 포스코에서의 경험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 구현과 등대공장 선정으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있는 포스코 사람들의 남다른 정신과 노력을, 그리고 그것들에 함께 했음을 감사한다.

리튬 등 신성장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 3대 회장(정준양과 권오준, 최정우)으로 이어져 온 사명감과 역할, 그리고 신세대(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이해와 그들의 노력을 창조시킨 회사의 변화는 진정 감명과 함께 오늘날의 철강인, 나아가 국민 모두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인류문명의 견인차 구실을 했던 철의 모든 것을 이 책을 통해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인간만이 가진 미래에 대한 꿈, 그중에 철과 관련한 꿈의 실체가 이 책에 녹아있다. 부디 많은 이들이 이 책을 통해 철에 대한 이해와 꿈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져보기를 권한다는 게 권 회장 측 설명이다.

저서에서 주로 다뤄지는 원자번호 26번인 철(Fe)은 자연 상태에서 존재하는 원소 92개 가운데 원자핵의 안정성이 가장 높은 원소다.

철보다 원자번호가 낮은 가벼운 원소들은 몸집을 불려 철을 닮으려 하고, 철보다 무거운 원소들은 반대로 몸집을 줄여 철을 닮으려 한다.

137억 년 전 발생한 빅뱅 순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원소인 철이 뒷날 어떤 과정을 거쳐 우주에서 탄생했으며, 그렇게 생겨난 철이 어떻게 지구에 스며들어 지구에서 가장 많은 금속이 됐는지를 저자는 이 책에서 최대한 쉽게 설명한다.

철은 지구 표면에서 철 자체의 순수한 모습이 아니라 산화물 형태로 존재한다. 이런 산화물 철광석에서 불순물을 분리하고 철을 뽑아내는 기술이 바로 제철기술이다.

아득한 옛날 우주로부터 불쑥 날아든 철 덩어리인 운석에서 철을 처음 구경했던 인류는 그로부터 수천 년이 지나서야 지구상에 자연 상태로 존재하는 철광석으로부터 철을 분리하는 제철기술을 궁리해 냈다.

제철기술의 등장 이후 인류 역사는 어떤 집단이 철을 잘 다루느냐에 따라 지역별, 민족별, 국가별로 커다란 우열(優劣)의 모습을 보여 왔다. 이것을 저자는 ‘철의 문명사’라는 범주 속에서 시계열에 따라 살피고 있다.

원시사회 이래 인류는 철을 사용해 농업 생산성을 높임으로써 유목 생활에서 정착농업 생활로 전환했으며, 잉여생산물이 발생함에 따라 신흥 권력 세력을 만들어 왕권정치 체제를 위협하면서 국가통치 철학으로 유교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철은 자본주의의 탄생에 기여하기도 했으며 또 이에 대한 대안체제로 사회주의를 태동시키기도 했다. 원시시대 이래 철은 전쟁의 승패를 결정짓는 핵심 인자로, 철제 무기의 제조기술과 그 성능에 따라 크고 작은 국가가 나타났다가 더 큰 제국에 의해 소멸했다.

예컨대 대영제국의 번성도 철제 전함과 함포에 기인했으며, 미군이 주축을 이룬 연합군의 2차 세계대전 승리도 천문학적 분량의 철제 군수품의 조달로 가능했다.

지구에 존재하는 철은 무엇보다 먼저 지구 자체를 거대한 자석으로 만듦으로써 우주로부터 지구로 날아드는 태양풍, 즉 인체에 치명적인 방사선을 막아 인류의 집단적 생존을 보장한다. 인류 개개인의 물리적 생존에도 철은 인체에 함유된 소량의 철분을 통해 결정적으로 기여한다.

이렇게 호모사피엔스의 생존을 떠받친 철은 이번에는 인류 문명, 특히 현대문명의 필수 불가결한 소재(素材)로 사람들의 삶을 지탱하고 있다. 현대의 철은 자동차 차체나 부엌칼처럼 아예 겉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예외도 있지만 많은 경우 외피(外皮) 등에 싸인 채 가려 있다. 그렇더라도 철이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협회 관계자는 “권 회장의 지난 50년간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철’의 모든 것을 이론·실무적으로 총정리한 교양서”라며 “철의 기원에서 미래까지를 수미일관하게 그리고 꼼꼼하게 짚어주는 역작”이라고 전했다.

im9181@kukinews.com

임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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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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