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인턴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앞으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모여들자 지하벙커로 피신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31일(현지시간) CNN방송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백악관 주변까지 시위대가 당도했던 지난 29일 밤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리나이 여사, 아들 배런이 지하벙커로 불리는 긴급상황실(EOC)로 이동해 1시간 가량 머물렀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한 당국자는 CNN에 “백악관에 적색경보가 발령되면 대통령과 멜리니아 여사, 배런을 비롯한 대통령 가족은 함께 (지하벙커로) 이동한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도 트럼프 대통령이 29일 밤 지하벙커에 갔다고 보도하면서 “비밀경호국(SS)이 어떤 일 때문에 대통령을 지하벙커로 이동시켰는지는 명확하지 않으나 백악관이 위협받을 때 대통령 신변보호를 위한 절차들이 있다”고 전했다.
앞서 미네소타주(州) 미니애폴리스서 백인 경찰관이 무릎으로 흑인 플로이드의 목을 짓눌러 사망케 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미국 전역에서 항의 시위가 엿새째 벌어지고 있다.
지난 29일 백악관 앞에서도 수백명의 시민들이 격렬한 시위를 이어갔다. 특히 시위대 일부가 백악관 진입을 시도해 SS가 최루액을 뿌리며 저지하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시위와 관련, 시위대를 ‘폭도’, ‘약탈자’라고 칭하며 연방군 투입 등 강력한 대응을 경고했다. 그는 “전문적으로 운영되는 소위 백악관 시위꾼들은 플로이드 추모와는 거의 관계가 없다. 그들은 단지 문제를 일으키기 위해 그곳에 있었다”며 연일 시위대를 향한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