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성추행 피해자 “사과받은 적도 없고 합의할 생각도 없어”

오거돈 성추행 피해자 “사과받은 적도 없고 합의할 생각도 없어”

“하루 15알 넘는 약 먹으며 수면제 없이는 한숨도 못 자”

기사승인 2020-06-04 19:38:37

[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오거돈 전 부산시장으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한 여성이 4일 “사건 발생 후 지금까지 오 전 시장으로부터 직접적인 사과를 받은 적도 없고, 따라서 합의할 일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피해 여성 A씨가 부산성폭력상담소를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영장실질심사에서 나온 오 전 시장의 주장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혐의는 인정하지만, 기억은 나지 않는다’는 말의 모순에서 대형 로펌의 명성을 실감했다. ‘집무실에서 일어난 사건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폭언이나 업무상 위력은 결코 없었다’는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재판에서는 최소한의 합리적 반론으로 대응해주셨으면 한다"며 "그것이 피해자인 저를 비롯해 이 사건에 관심을 가지는 모든 분들에 대한 예의일 줄로 안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구속영장 기각 전 유치장에서 가슴 통증으로 40여분 진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개개인의 고통을 계량하고 비교할 수는 없지만, (저는) 하루 15알이 넘는 약을 먹으며 수면제 없이는 한숨도 자지 못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전관 출신 변호사들을 선임해 ‘인지 부조화’를 주장하는 사람의 사과에서 진정성을 찾을 수 없고 현실적인 해결이란 말을 앞세워 저와 제 가족을 비롯한 제 주변 누구에게라도 합의를 시도할 시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산성폭력상담소는 “오거돈 성폭력 사건 발생 두 달이 다 되어 가지만 여전히 피해자는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사퇴 이후 정치권에서는 이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하였고 피해자와 저희는 2차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이어 “법원은 오 전 시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해 우리를 또 한 번 실망하게 했다”면서 “피해자가 하루빨리 2차 가해를 입지 않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부산성폭력상담소는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피해자 피해 회복, 권력형 성폭력에 대응하는 활동을 위해 전국 200여개 여성·시민단체와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오는 9일 출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법원은 지난 2일 강제추행 혐의로 검찰이 청구한 오 전 시장의 구속 영장을 기각했다.

nswreal@kukinews.com

노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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