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부적절한 언행과 의정갈등 사태에 대한 대응 실패로 의료계의 지탄을 받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탄핵됐다. 취임 6개월 만이다.
의협 대의원회는 10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임시총회를 열어 임 회장 불신임안을 통과시켰다. 재적 대의원 248명 중 224명이 출석했고, 170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는 50표, 기권은 4표였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재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 출석과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 시 가결된다.
임 회장은 잇따른 막말로 자주 구설수에 올랐다. 최근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정신장애인을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의협 회장이 대의원 총회 결의로 임기 3년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것은 지난 2014년 노환규 전 회장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회장 불신임안이 가결되면서 임 회장은 의협 역사상 최단기간에 회장직을 상실하게 됐다.
이번 탄핵 결정에는 잇따른 막말에 따른 의사의 명예 실추와 함께 의과대학 입학 정원 증원,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추진, 간호법 제정 등 각종 의료 현안에 대한 대응 부족, 전공의와의 불협화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의협을 향해 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고 나선 것이 대의원들의 탄핵 강행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임 회장은 이날 표결에 앞서 대회사를 통해 “이번 싸움에서 전공의와 의대생 여러분의 목소리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고, 그분들의 희생과 헌신을 잘 보듬어주지 못한 점은 큰 실책”이라며 “젊은 의사들이 앞장서 목소리를 내며 싸우고 있음에도 제가 진심으로 소통하고 경청하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다”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