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재판 나온 전 특감반원 “유재수 휴대전화에 정권 실세들 줄줄이 나와”

조국 재판 나온 전 특감반원 “유재수 휴대전화에 정권 실세들 줄줄이 나와”

기사승인 2020-06-05 18:48:58

[쿠키뉴스] 조진수 기자 =전직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이 조국 전 장관의 ‘감찰무마 의혹’ 재판에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을 감찰하는 과정에 정권 핵심 인사들과 밀접한 관계라고 느낄 정황들이 여럿 발견했다고 증언했다.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 전 장관 등의 공판에 유 전 부시장 관련 비위 첩보를 처음 입수한 전 특감반원 이모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이씨는 유 전 부시장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한 결과 비위와 관련된 것 외에 ‘실세’임을 짐작하게 하는 정황이 발견됐다는 사실을 검찰 조사 과정에서 진술했다.

그는 “유재수의 텔레그램에 김경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현 경남도지사)와 윤건영 당시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국정상황실장과 함께 금융위 상임위원을 누구로 할 것이냐고 논의하고 여당 의원들과 안부인사를 주고받은 내용이 나왔다”고 진술했다.

또 “천경득이 유재수에게 ‘내가 잘 아는 변호사’라고 프로필을 주며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으로 누군가를 추천했는데, 이는 실제로 성사됐다”는 진술도 했다. 이씨는 이런 진술들이 모두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또 검찰에서 “유재수는 정말 나쁜 놈이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잘 나갔는데 이번 정부에서 양다리를 걸친다”고 말한 것도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유재수보다 천경득이 더 두렵다. 천경득은 문재인 캠프 인사담당으로 예산은 천경득이 가지고 있다는 말이 있었고, 인사에도 적극 관여한다는 말을 들었다”며 “예측할 수 없는 불이익을 받을 걸 우려했다”고도 설명했다.

이어 또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이 중단된 이후 자신에 대해 ‘우병우 라인’이라는 등 음해성 투서가 있었다고 했다. 이 투서에 대해 “출처를 확인해 보니 경찰, 민주당, 민정수석실 순으로 넘어왔다고 들었고, 천경득의 지시로 경찰 정보국 쪽에서 작성했다는 내용도 들었다”고 했다.

이씨에 앞서 당시 특감반의 선임 격이 ‘데스크’로 근무한 김모 씨가 증인석에 앉아 “유 전 부시장의 비위를 더 감찰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감찰 당시 유 전 부시장은 돌연 병가를 내고 잠적해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이인걸 당시 특감반장이 이를 상부에 보고했는데, 그 후에 “윗선에서 감찰 그만하라고 했다”고 김씨는 증언했다. 김씨는 “유재수가 엄청 ‘백’이 좋다는 것을 알았다”며 “당사자는 병가를 내고 사라진 사이에 위에서 그만하라고 하니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유 전 부시장은 4개월 후 금융위에서 명예퇴직하고 국회 수석전문위원으로 ‘영전’했다.

검찰은 또 이날 감찰무마 의혹과 관련해 이인걸 전 특감반장에 대해서는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

rokmc4390@kukinews.com

조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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