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 “대북전단 살포에 강력히 반대합니다. 하지만 그 행위를 법으로 막겠다는 발상에는 더 강력히 반대합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가 어떤 대의를 위해 자유주의적 가치를 너무 쉽게 포기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고, 우려스럽기도 합니다.”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14일 진 전 교수는 “외교부나 통일부에서는 굳이 북한의 유치한 대응에 같은 수준으로 대응할 필요 없습니다. 군사적 대응까지 운운하는 판에 굳이 불필요한 말을 보태 긴장을 고조시킬 필요는 없지요. 어차피 험한 말 해야 더 험한 말로, 더 험한 행동으로 돌아올 테니까요. 그 부분에 대해선 우리가 이해를 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북한의 최든 대남 도발 발언에 이같이 밝혔다.
이어 “다만 의원들은 경우가 다르죠. 박용진 의원은 그래도 한 마디 하잖아요. 한 소리 해도 됩니다. 누군가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우리 국민이 느끼는 불쾌감을 대변해 줘야죠. 그 역할을 의원들이 해 줘야 하고, 특히 여당의원이 해주면 더 좋겠지요. 그런데 어떻게 대통령 모독했다고 발끈했던 이들 중 나서는 이가 아무도 없네요”라며 “대북전단이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고, 군사적 위협에 내부 군중집회까지 조직하는 것을 보면, 북한의 상황이 좀 심각한 모양입니다. 뭐, 김정은이 내부에서 위협을 느끼나 보죠. 통크게 벌였던 일에 성과가 없으니, 강경파들의 불만도 있을 테고. 북미협상으로 경제문제를 일거에 해결하려 했는데, 그것도 별 성과가 없으니. 오랜 제재로 피로감이 쌓인 데다가 코로나로 북중무역도 차단됐으니, 주민들의 고통도 크겠죠. 아마도 내부의 불만을 외부로 돌리려 하는 것이겠죠. 긴장을 고조시켜 내부를 결속하는 수법이랄까... 뭐, 제 눈엔 그렇게 보입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진 전 교수는 “남한은 ‘문재인 보유국’이지만, 북한은 옥류관 ‘주방장 보유국’입니다”라며 “‘쥐박이’, ‘땅박이’, ‘2메가’, ‘귀태’, ‘그년’....저 표현들 좀 보세요. ‘왼쪽의 민경욱’은 죄다 민주당에 모여 있거늘. 실없는 소리 그만 하시고, 옥류관 주방장에 대해서나 한 말씀 해 주세요. 옥류관 주방장 문재인 대통령 신동근 의 원 진중권 백 성. 위에서 아래로 한반도 권력서열이 이렇게 되는 건가요? 입에 담을 수 없는 폭언으로 대한민국의 국가원수를 모독했는데,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 한 마디도 못 하고, 왜 자꾸 나만 갖구 그래”라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아, 또 신동근 의원이 자꾸 궁시렁 대는데, 직접 동영상을 보세요. ‘철학의 빈곤’이라는 말이 구체적으로 뭘 의미하는지, 목요일에 나가는 한국일보 칼럼에서 좀 더 자세히 얘기하죠. 실은 이거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 분들은 전체 맥락은 무시하고 ‘써준 원고를 읽는다’는 표현 하나에 매달립니다. 나는 문 대통령을 ‘노무현 대통령’과 비교했는데, 저 분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철학의 부재’에 대한 지적을 ‘교정의 존재’로 반박하는 거죠”라고 비꼬았다.
진 전 교수는 “여기서 묘한 역설이 발생합니다. 즉, 저 분들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가진 기대치가 외려 나보다 낮다는 사실입니다. 나는 문재인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을 닮기를 원했던 거고, 저 분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과 다르기를 원했던 거고. 코미디죠”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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