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잠잠해지면 한국갈래요”... 해외 환자 ‘원격상담’ 나선 병원들

“코로나 잠잠해지면 한국갈래요”... 해외 환자 ‘원격상담’ 나선 병원들

미용성형 의료계 '원격상담' 속속 도입...SNS 등 상담문의 잇따라

기사승인 2020-06-17 03:00:00

#태국에 거주하는 20대 후반 여성 차나난(가명)씨는 최근 코 성형수술을 위해 서울 강남의 성형외과와 원격으로 화상상담을 진행했다. 낮고 퍼져 보이는 코를 작고 오뚝하게 만들고 싶어서다. 상담을 위해 차나난씨는 한국 성형외과의 태국지사를 방문했고, 이곳에서 한국에 있는 의료진과 통역가를 연결해 상담을 진행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되면 한국행을 고려하고 있다.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 코로나19로 해외 의료관광객의 발길이 끊어진 가운데 병원들이 K-의료 홍보를 위해 '원격상담' 카드를 꺼내들고 나섰다.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원격 시스템‘을 발판으로 해외진출을 모색하는 의료기관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일시 중단된 K-의료관광 열기를 '원격 상담'으로 이어가자는 것. 특히 해외환자 감소로 직격탄을 맞은 강남 미용·성형 의료기관들이 원격 상담에 적극적이다. 아이디병원의 경우 지난 3월부터 태국, 일본 환자를 대상으로 화상상담을 시작했다. 태국과 일본 해외 현지지사에서 국내 병원의 의료진 및 통역사를 연결해 상담을 진행하는 식이다.

별다른 비용 없이 진행되는 서비스 성격의 프로그램인 만큼 한국형 미용·성형에 관심이 많은 해외 환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라인, 인스타그램 계정 등 소통 창구로 환자들의 원격 상담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원격 상담을 통한 해외 환자 유치전은 정부 차원에서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2016년부터 ‘몽골 환자에 대한 사후관리 지원’ 국책 사업을 통해 국내 의료기관의 몽골 진출을 추진해왔다. 올해에도 의료기관들에 시범사업 공모 및 지원에 나선 상태다. 해당 사업도 몽골 현지에 사후관리센터를 구축해 국내 의료기관의 의료진과 현지 환자를 연결해주는 프로그램. 한국에서 수술 등 치료를 받고 돌아간 환자들이 국내 의료진의 사후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원격상담을 활용하는 것이다.

현지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실제 지난해 9월 한림대강남성심병원에서 이비인후과 진료 및 수술을 받고 돌아간 환자 A씨의 경우 최근까지 원격상담 시스템을 통해 국내 의료진들의 추적 및 사후관리 진료를 받고 있다. 해외 환자 입장에서는 본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주치의와의 진료가 이어지며 사후 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고신대복음병원도 2018년부터 몽골과 카자흐스탄 등 환자를 대상으로 사후관리서비스를 가동해왔다. 몽골 현지에 국내방문 해외환자의 사전문진, 진료 후 사후관리 등을 지원하는 센터를 구축해 현지 병원과의 의료교류와 환자 유치를 꾀한 것이다. 다만, 코로나19로 수개월째 하늘길이 끊어진 탓에 현지의 의료관광 열기는 다소 주춤해진 상황이다. 최근 국내 방문 전 사전문진 환자는 거의 없고, 사후관리 환자도 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 현장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진 이후에는 한국행 의료관광 열기가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만족스러운 수술 실력과 픽업 서비스, 호텔 예약, 1:1 통역 등 월등한 환자 케어 서비스가 한국 의료의 강점”이라며 “해외 환자 중에서는 자가 격리를 감수하고도 한국에서 수술을 받고 싶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다. 코로나19 종식을 기다리며 대기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