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체육시간에도 마스크 쓰고 달려요”

[현장+] “체육시간에도 마스크 쓰고 달려요”

[현장+] “체육시간에도 마스크 쓰고 달려요”

기사승인 2020-06-22 08:56:04

폭염 속방역수칙 지키며 수업과 생활지도 3중고

선생님학생들 초롱초롱한 눈망울 보며 힘내

- ‘마스크 수업’ 지금도 힘든데… 여름방학 짧아 걱정인 학교들

[쿠키뉴스] 충북 단양· 곽경근 대기자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에어컨도 제대로 못 틀고 마스크 쓰고 수업하려니 금방 지치죠. 특히 햇살이 교실 안으로 들어오는 오후 시간에는 정말 힘들어요. 하지만 모처럼 등교해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 보면서 힘을 내요라며 아이들도 마스크에다 책상 위 아크릴판 너머로 선생님 수업 들으려니 힘들 겁니다” 2학년 1반 담임 배영자 선생님은 마스크 수업의 어려움을 말한다.

유럽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50만 명을 넘어서고 국내서도 확진자 수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지난 17, 코로나 감염증 청정지역인 충청북도 단양군 단양읍 상진초등학교에 발열체크 및 손 소독을 마친 후 방문했다.학교 측의 안내로 본관으로 들어서자 텅 빈 교실로 몇 달을 보냈던 학교 건물에 학교의 주인인 어린이들로 교실마다 활기가 넘친다일부 선생님은 마스크 착용으로 전달력이 떨어지자 강의용 무선마이크와 스피커를 몸에 걸치고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긴 복도와 화장실 입구에서는 방역을 담당하는 방과 후 강사 선생님들이 열심히 유리창과 안전 바를 꼼꼼히 닦고 있다비말이 염려되는 노래요리악기를 가르치는 강사들은 코로나19 여파로 방과 후 수업이 폐지되자 학교 측의 배려로 방역도우미로 활동하고 있다이들은 등교 시 학생들 발열체크와 쉬는 시간화장실 지도와 급식지도까지 선생님들과 함께 하고 있다전교생 153명의 상진초등학교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최대한 지키기 위해 학생 수가 줄면서 사용하지 않던 별관을 새로 단장해 학년을 분산시켰다

수업시간도 달리해 화장실 사용과 급식시간도 최대한 학생들 동선이 겹치지 않게 했다평소 환경오염 방지를 위해 개인용 컵을 사용했지만 어쩔 수 없이 일회용 컵을 사용하고 상향식 수도꼭지도 비말 전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하향식으로 바꿨다.

백미현 상진초등학교 교감은 충청북도교육청과 방역당국의 지침대로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수업 및 학생지도를 하려니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특히 중고생들에 비해 초등학생들이 훨씬 활동적이어서 통제도 쉽지 않다초등학교는 선생님들이 4~5시간 연속해 수업을 진행하고 쉬는 시간도 화장실 지도에다 환기를 위해 창문 개폐도 해야 하고 간이 아크릴 가림막도 손 봐줘야하는 등 잠시도 쉴 틈이 없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교무실에서 취재 도중 맛난 떡과 손수 내린 아이스커피를 기자에게 건네며 백 교감은 그래도 학교에는 학생들의 재잘거림과 웃음소리가 넘쳐나야 정상이죠선생님들은 힘들어도 서로 격려하며 잘 버텨내고 있다며 떡도 한 선생님이 아침에 준비해 온 것이다어떤 선생님은 과일과 피로회복제도 준비해오고 또 어떤 선생님을 집에서 얼음을 가득 얼려서 가지고도 온다지치지 않고 학생들 잘 가르치려고 학교에서는 최선을 다한다고 환하게 웃었다.

교감 선생님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학교 체육관을 향했다. 워낙 날씨가 뜨거워 운동장에서 야외활동을 피하고 실내체육관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5학년 체육 시간, 학생들은 충분히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 마스크를 쓰고 체력검진을 받고 있다. 마스크를 쓰고 달리기를 하다 보니 얼굴은 금새 붉어졌고, 이마엔 구슬땀이 송골송골 맺히며 쉬 지쳐 보였다.
선생님은 언제든 갑갑하면 마스크를 벗고 잠시 밖에 나가 맑은 공기를 마시고 들어오라고 권한다.

기상청은 올여름 폭염 일수가 예년에 비해 두 배가 넘는 2025일에 달할 것으로 예보했다.

평균 기온도 평년보다 0.51.5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해 어느 해보다도 뜨거운 여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학사 일정이 늦어진 탓에 대부분 학교의 여름방학이 예년보다 2주가량 줄어 810일경부터 여름방학에 들어간다.

상진초등학교 김영미 교장은 아직까지는 학생들이 잘 견뎌주고 있지만 장마 지나고 폭염이 절정에 이를 7월 하순과 8월 초순에도 등교해야 한다그 안에 코로나 사태도 잠잠해지고 학생들과 선생님들 모두 지치지 않고 함께 잘 이겨내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상진 초 홈페이지에 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 담겨 있는 박상호 선생님의 시 한편이 눈에 띄어 소개한다.

윗나루

 꽃은 그 홀로도 아름답지만

꽃밭으로써

더욱 아름다워진다

 빨간 것은 빨간 것대로

푸른 것은 푸른 것대로

 햇살은

그 모두에게 부족함 없이

또한 빈 자리 없이

꽃 곁에서 머문다

 행복을 틔우고

행복을 자라게 하는

 이곳은 윗나루(上津)”

 kkkwak7@kukinews.com

곽경근 기자
kkkwak7@kukinews.com
곽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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