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가 1902명의 보안검색요원을 청원경찰 신분으로 바꿔 직접 고용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이후 여론이 크게 들끓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의한 인원은 하루도 안 돼 8만 명을 넘어섰고, 정치권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23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오’라는 글에 동의한 사람은 이날 오후 7시 44분 기준 모두 9만2256명에 달한다.
앞서 인천공항이 공항 정규직 1700명을 웃도는 수치인 1902명의 비정규직 보안검색요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직접 고용한다고 밝힌 이후 여론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특히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된 인천공항 오픈채팅방에서 일부 이용자들이 “니들 5년 이상 버릴 때 나는 돈 벌면서 정규직됐다” 등의 발언을 한 것이 알려지며 공분을 샀다.
청원인은 “이번 인천국제공항 전환은 정말 충격적입니다. 정직원 수보다 많은 이들이 정규직 전환이 된다니요”라며 “이들이 노조를 먹고 회사를 먹고 이들을 위한 회사가 되겠지요. 이 곳을 들어가려고 스펙을 쌓고 공부하는 취준생들은 물론 현직자들은 무슨 죄입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노력하는 이들의 자리를 뺏게 해주는게 평등입니까”라면서 “사무 직렬의 경우 토익 만점에 가까워야 고작 서류를 통과할 수 있는 회사에서, 비슷한 스펙을 갖기는 커녕 시험도 없이 그냥 다 전환이 공평한 것인가 의문이 듭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번 전환자 중에는 알바몬 같은 정말 알바로 들어온 사람도 많습니다. 누구는 대학 등록금내고 스펙쌓고 시간들이고 돈 들이고 싶었답니까. 이건 평등이 아닙니다. 역차별이고 청년들에게 더 큰 불행입니다”라고 비판했다.
청원인은 “무분별한 비정규직의 정규화 당장 그만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지적했다.
정치권도 반발하고 나섰다.
미래통합당 하태경 의원은 인천공항의 이번 정규직 전환을 “로또 취업”이라고 맹비난하며 철회를 요구했다. 하 의원은 이날 SNS에 “대한민국의 공동체 질서 근간을 뒤흔든 반사회적 범죄를 저질렀다”고 질타했다.
그는 “청년들이 바라는 것은 준비한 사람에게 동등한 기회가 제공되는 것”이라며 “그런데 문 정권은 노력하는 청년들이 호구가 되는 세상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또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방문했던 인천공항 비정규직의 무조건 정규직화가 결국 ‘로또취업’으로 드러났다”며 “문 대통령은 이제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묻지마 정규직화'를 철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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