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포브스도 그의 열정에 주목했다…‘초유뷰티’ 전파한 ‘팜스킨’ 곽태일 대표

[쿠키인터뷰] 포브스도 그의 열정에 주목했다…‘초유뷰티’ 전파한 ‘팜스킨’ 곽태일 대표

기사승인 2020-06-26 05:28:00

[쿠키뉴스] 신민경 기자 =“지금도 젊지만 그땐 더 젊었잖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참 미친짓이었죠”

팜스킨은 초유 화장품을 생산하는 스타트업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젖소 초유를 산업 원료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젖소 농가는 그간 초유를 송아지에게 충분히 먹인 후 남은 것을 폐기했다. 그러나 팜스킨이 가공기술을 개발하면서 여분의 초유를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렸다.

팜스킨의 초유 기술은 미국 경제지 ‘포브스’의 이목도 사로잡았다. 지난 4월 포브스는 ‘2020년 아시아 글로벌 리더 300인’을 발표하면서 영향력 있는 인물로 곽태일 대표를 콕 짚었다. 전 세계인의 눈에 띈 팜스킨의 비결은 뭘까.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팜스킨 사옥에서 곽 대표를 만나 팜스킨의 성장 스토리를 물었다.

곽 대표는 팜스킨을 론칭한 지난 2017년 3월 회사를 알리겠다는 열정은 광기에 가까웠다고 고백했다. 대학교 학술 동아리에서 만난 곽 대표를 포함한 축산학도 4명은 매년 4만톤 가까이 폐기되는 초유에 관심을 갖고 가공 기술을 개발했다. 축산농가의 부수입원을 마련했다는 보람의 순간은 잠깐. 곧 기술 판매 장벽에 부딪혔다. “그래서 이 기술 누가 쓸 건데?” 기술을 찾는 수요자가 있겠느냐는 반문이 앞길을 막았다. 축산학도 4인의 고민은 그리 길지 않았다. 수요를 찾는 대신 직접 수요하기에 나섰다. 초유 화장품을 개발한 것이다.

팜스킨 브랜드 론칭 비용에는 학자금을 투자했다. 학자금은 한국장학재단 대출로 충당했다. 곽 대표는 “투자한 학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화장품 팔기에 여념이 없었다”며 “마케팅 관련 책을 보고 세미나를 찾아 들으며 무작정 팔기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건대입구역 앞이 이들의 주 무대였다”며 “뿐만 아니라 이후에는 전국 방방곳곳을 뛰어다니며 처음 개발한 팜스킨 앰플을 펼쳐놓고 팔았다”고 이야기했다.

애초 팜스킨은 인도 시장을 공략한 브랜드다. 힌두교 중심사회로 소를 숭배하는 인도인에게 초유는 호감을 살 수 있는 재료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상을 뒤엎고 첫 해외론칭 국가는 인도가 아닌 미국이었다. 곽 대표는 “인도에 제품을 판매하고 싶었지만 학생신분이었던지라 인도에 갈 항공료가 부족했다”며 “대신 충북창조혁신센터의 지원을 받아 간 미국이 첫 팜스킨의 해외시장이 됐다”고 설명했다. 체류비도 여의치 않았던지라 이들은 챙겨간 팜스킨 제품을 미국 길거리에 팔면서 생활비를 만들었다.

첫 미국 진출이 순탄하기만한 것은 아니었다. 미국에서 판매할 제품이었지만 ‘앰플’만 제외하고는 로고부터 설명까지 모두 한국어였기 때문이다. 당시 적잖은 충격을 받는 곽 대표는 이후 팜스킨 모든 제품의 로고와 디자인을 영어로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곽 대표는 입점을 원하는 백화점이 있다면 물불 가리지 않는, 한 마디로 ‘집념의 사나이’였다. 그는 “해외 유명 백화점 뷰티 MD를 만나기 위해 일단 백화점에 찾아갔다”며 “만나주지 않는다면 무작정 근처 카페에 팜스킨 제품을 꺼내놓고 자리를 자리 잡은 뒤 기다렸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미국 유명 마트 타겟(Target)에 입점할 당시에는 근처 카페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3일 기다렸다. ‘뷰티’, ‘스킨케어’ 단어를 내뱉는 사람에게는 무작정 제품을 들고 찾아갔었다. 결국에는 뷰티 MD를 만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내·외 뷰티업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는 이유는 ‘독특함’ 때문이라고 곽 대표는 내다봤다. 그는 “팜스킨은 화장품 회산데 화장품 회사처럼 보이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팜스킨 내부 직원 중 화장품 출신은 단 3명이다. 곽 대표는 “제품 기획, 브랜딩 방식 등이 일반 화장품 업계 궤도를 따라가지 않는다”며 “화장품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 최근 선보인 클레이마스크도 회사 앞 맥도날드에서 맥플러리를 먹다가 착안한 아이디어”라고 웃어 보였다. 

스타트업의 생계는 ‘문제해결’에 있다고 곽 대표는 평가했다. 팜스킨의 중장기 미래계획에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없다. 스타트업이 중장기 미래계획을 한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 상상하지 못한 걸 해낸 기업이라 스타트업”이라며 “그 문제를 넘어야 스타트업은 살아남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문제는 결국 생길 수밖에 없다”며 “불확실한 미래에서 팜스킨이 정체성을 공고히 할 수 있도록 문제해결에 더 힘쓸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smk5031@kukinews.com / 사진= 박효상 기자 tina@kukinews.com

신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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