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주한미군은 코로나19 관리 대상이 아닌가요?”, “마스크 안 쓰고 돌아다니는 미군들 너무 많아요”, “지금 국내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가 해외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랑 같다고 해서 불안해요.”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 입국하는 주한미군에서도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이에 미군 부대 주둔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지만 미군은 자체적으로 코로나19 검사 및 치료를 실시하고 양성이 나왔을 때만 지역 보건소 등에 통보하고 있다. 다른 입국자들과 달리 우리 방역당국의 관리망에는 벗어나 있는 실정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14일까지 확인된 코로나19 확진 미군 장병은 45명이라고 주한미군은 밝혔다. 이달 만해도 지난 7일 미국 정부 전세기를 타고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한 미군 2명과, 8일부터 4차례에 걸쳐 별도 민항기 편으로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9명 등 총 11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곧바로 지정된 격리시설로 이송돼 추가 접촉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이는 주한미군측 발표에 따른 것으로, 방역당국이 직접 관리‧감독한 사항은 아니다. 폐쇄적인 군(軍) 특성상 미군은 코로나19 검진부터 치료까지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있고, 확진자가 발생했을 경우에만 지자체 보건소 등에 통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미군의 신고 내역을 토대로 부대 내 발생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방대본 관계자는 “미군기지 비행장에서 내린 장병들에 대해서는 미군이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양성 판정이 나오면 보건소로 신고하는 시스템”이라면서 “관련 정보는 전달받아 들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전략기획반장도 “주한미군은 군, 주한미군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자체적으로 방역관리를 하고 있다. 특히 부대 내 의료시설이 있기 때문에 그를 중심으로 검사와 격리, 치료조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군 내에서 강하게 관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새로운 부대원들에 대해서도 계속 관찰하고 검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 반장은 “아마 부대 내 의료시설이 부족해지면 우리에게 협력을 요청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현재까지 그런 사례는 없다”고 전했다.
주한미군에 따르면, 미군은 한국에 입국하는 모든 관련자에 대해 코로나19 진단검사 및 2주간의 자가격리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격리가 해제되기 위해서는 ▲7일간 증상이 없고 ▲24시간 이내 음성 결과가 나와야 하며 ▲2번 연속으로 음성이 나오고 ▲의료진의 퇴원 승인을 받는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지금까지 발생한 코로나19 확진 군인은 현역 장병의 1% 미만이다.
방역당국은 확진자 유입의 사전 차단을 위해 주한미군과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방대본 관계자는 “미군 확진자가 늘어남에 따라서 협력 방안 마련을 위한 논의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영래 반장은 “사전에 유입을 차단하는 조치들은 우리보다 주한미군 쪽에서 준비를 하게 될 것 같다. 방역당국과 외교부, 국방부가 긴밀하게 협의를 하고 있다”면서 “결정된 사항이 있다면 추후 공개하도록 하겠다. 지금까지는 협조가 잘 되고 있는 편”이라고 전했다.
한편, 최근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인근에서 주한미군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거리를 활보하고 사람을 향해 폭죽을 쏘는 등 난동을 피워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주한미군은 지난 14일 공식 SNS를 통해 ‘공공 해변 사용 지침’을 공유하고 모든 주한미군 소속 구성원들에게 해당되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주한미군이 밝힌 지침은 ▲타인과 2m 거리 유지하기(최소 1m) ▲공중화장실이나 음식점 등을 불가피하게 이용할 때 마스크 착용하기 ▲혼잡할 때 공공장소 이용하지 않기 ▲해변에서 취식·음주행위 금지 ▲악수·노래·고성 및 침뱉기 등 비말이 튈 수 있는 행동 하지 않기 ▲적어도 30초 동안 손 씻기 등 위생 실천하기 등이다.
해변가 마스크 착용 의무화 지침을 어길 경우에는 최대 300만원(25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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