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서 ‘수돗물 유충’ 민원 빗발…환경부 “49개 정수장 중 7곳서 나와”

전국서 ‘수돗물 유충’ 민원 빗발…환경부 “49개 정수장 중 7곳서 나와”

기사승인 2020-07-21 17:25:59

사진=21일 서울 성동구 뚝도아리수정수센터에서 관계자들이 활성탄 흡착지실에서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인천 지역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된 데 이어 서울, 경기,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유충으로 보이는 이물질이 나왔다는 신고가 잇따르자 정부가 긴급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환경부는 21일 활성탄 여과지(활성탄지)가 설치된 전국 정수장 49개소를 지난 15~17일 긴급점검한 결과 인천 공촌정수장을 포함해 7개 정수장에서 유충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공촌정수장 외 유충이 발견된 정수장은 인천 부평, 경기 화성, 김해 삼계, 양산 범어, 울산 회야, 의령 화정정수장이다.

유충이 나온 원인으로는 ‘활성탄지’이 지목됐다. 숯 성분을 이용해 맛과 냄새를 제거하는 여과장치를 일컫는다. 당국은 날벌레 깔따구가 정수장 활성탄 여과지에 알을 낳은 뒤 부화해 유충이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활성탄지에서 부화한 유충이 걸러지지 못한 채 정수장과 배수지를 거쳐 가정까지 흘러갔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그러나 인천 공촌, 부평 정수장 등 2곳을 제외한 나머지 5곳 정수장 이후 단계 수돗물에서는 유충이 나오지 않았다. 환경부는 “유충이 발견된 정수장의 활성탄에 즉시 교체 혹은 세척, 오존 주입 상향 등 조치를 오는 23일까지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12개 정수장은 방충망 미설치 등 운영상 문제가 지적됐다. 환경부는 문제가 지적된 정수장은 오는 23일까지 보완조치를 완료해 보고하도록 했다고 부연했다.
사진=21일 서울 이마트 용산점에서 직원들이 수도 용품들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현재까지는 정수장에서 가정집 수도로 유충이 직접 흘러들어온 사례는 인천시만 확인됐다. 대전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날 대전 서구 괴정동 다가구주택에서 발견된 유충은 수돗물이 아닌 하수구 배관에서 올라온 나방파리 유출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에서는 이날 양천구 한 다세대주택 주민이 샤워를 마친 뒤 화장실 바닥에서 살아있는 유충을 발견하고 시 상수도사업본부에 신고했다. 20일에는 서울 동작구 상도동 한 아파트 주민이, 지난 19일에는 서울 중구 한 오피스텔과 광진구 다세대주택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왔다고 신고했다. 그러나 이날 서울시는 배수구 등 외적 요인을 통한 발생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결론내렸다.

정부는 유충이 인체에 무해하다고 밝혔지만 시민의 불안은 여전히 높다. 생수와 샤워 필터 등의 수요가 최근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편의점 CU에 따르면 인천 서구 생수 매출은 지난 14~19일 기준 전주 대비 30.7% 증가했다. 인천 서구 내 GS25 주요 점포 50곳에서도 지난 15~19일 나흘간 생수 매출이 전주 대비 191.3% 신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대형마트 홈플러스는 지난 일주일간 필터 샤워기와 주방 씽크 헤드 녹물제거 샤워기 등 샤워, 수도용품 매출이 전년 대비 48% 신장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수도 시설에 전문 인력을 배치해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승일 고려대 환경시스템공학과 명예교수는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인천의 경우 지난해 녹물 사건 이후 더 좋은 물을 만들겠다고 활성탄지를 추가로 설치했는데 관리가 잘못되는 바람에 그 속으로 알들이 파고들어가 부화를 한 것 같다”면서 “활성탄에 대한 세척을 자주 하지 않거나 관리가 소홀했던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한다”고 설명했다.

최 명예교수는 “상수도 본부 매뉴얼에 따르면 모래여과지의 경우 3일에 한 번 세척을 해라 이렇게 나와있는데 활성탄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며칠에 한 번씩 세척을 하라는 기준이나 규범이 제대로 없었던 것 같다”고 부연했다. 최 명예교수는 수도시설 전문 인력 배치와 예산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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