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제, 정부 “반등 가능하다” VS 은행들 “우리는 생각 다르다”

하반기 경제, 정부 “반등 가능하다” VS 은행들 “우리는 생각 다르다”

은행들 "하반기 더 어려울 수 있다"

기사승인 2020-07-25 05:00:21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곽경근 기자

[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정부는 하반기 경제가 낳아질 것으로 전망하지만 우리 생각은 다르다” A금융그룹 임원은 최근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서 정부의 3분기 경제 반등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3분기 코로나19 진정과 함께 경기가 반등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경제 흐름에 민감한 은행권의 의견은 다르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들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1분기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되면서 전분기 대비 1.3% 역성장했다. 이어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면서 2분기 역성장 정도는 3.3%(속보치)까지 확대됐다. 정부는 2분기 바닥을 친 경제가 코로나19 진정세가 유지된다면 3분기부터 반등해 역성장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1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겸 제1차 한국판 뉴딜 관계장관회의'에서 “현재의 코로나 진정세를 이어간다면 2분기를 바닥으로 하고 3분기에는 상당부분 반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홍 부총리는 코로나19가 확산으로 1분기에 소강 국면을 맞았다가 2분기 성장률이 큰 폭으로 반등한 중국을 예로 들면서 “3분기에는 중국과 유사한 트랙의 경기 반등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은행권은 3분기 경제 반등론에 대해 다소 회의적이다. A금융그룹 임원은 22일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상반기 보다는 하반기가 더 경제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반기에 우리가 예상한 시나리오 보다 더 나빠질 수 있다”고 토로했다.

A금융그룹은 이에 IMF위기에 준하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상반기 430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하고, 하반기에도 추가적인 충당금 적립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충당금 이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손실에 대비해 미리 적립해 놓은 자금을 말한다. 은행의 충당금이 늘어난다는 것은 대출을 갚지 못하는 이들이 증가한다는 의미다.

B금융그룹도 상환은 마찬가지다. B금융그룹 임원은 21일 컨퍼런스 콜에서 “코로나19에 따라 경기침체 우려가 많은 상황이다. 하반기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충격이 다시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B금융지주는 올해 가을 코로나 재확산, 내년 코로나 대유행의 상황을 가정해 2분기중 206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은행권은 통상 보수적인 관점에서 경제전망을 내놓는다. 또한 충당금 역시 향후 기대와 달리 손실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다시 수익으로 잡히는 만큼 다소 과하게 적립하는 경향도 있다. 다만 보수적인 은행권의 특성을 고려해도 정부와 민간 경제주체의 시각에 차이가 크게 벌어진 상황이다. 

여기에 공적기관인 한국은행도 하반기 경제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 민간 은행권과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6일 “코로나19가 2분기에 정점을 찍고 3~4분기에는 진정세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확산세가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워스트(최악) 시나리오로 가는 우려가 들 정도”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제통화기금(IMF)뿐 아니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1.2%), 아시아개발은행(ADB, 1.3%→-1%) 등도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조정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기재부의 경우 재정 효과 등의 기대치를 조금 높게 보는 경향이 있다"며 "국민에게 경기 회복의 기대를 주기위한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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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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