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봤습니다] 뛰는 금값에 금거래소 전화 빗발 쳤다 

[가봤습니다] 뛰는 금값에 금거래소 전화 빗발 쳤다 

코로나19확산·미중관계악화로 금거래 크게 늘어나

기사승인 2020-07-30 05:45:02
/사진=조계원 기자

[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금값’이 연일 최고가를 새로 갈아치우고 있다는 소식에 29일 찾아간 한국금거래소는 계속해서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정신이 없었다. 장맛비 때문인지 매장을 방문한 사람들은 많이 보이지 않았지만 계속 걸려오는 전화에 직원들은 손에서 수화기를 내려놓지 못 했다.

금값은 최근 ‘금값이 금값’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0.7%(13.60달러) 오른 1944.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연속 역대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금값이 상승하면서 금 투자에 대한 관심도 올라가고 있다. 금값이 2년 안에 온스당 3500달러(약 420만원)까지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사람들은 금 투자의 세계로 들어서고 있다. 이에 금 실물거래 현장의 열기를 보기위해 한국금거래소를 찾아갔다. 참고로 한국금거래소는 국가 공인 거래소는 아니다. 민간 업체로 골드바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업체다. 
/사진=조계원 기자

금거래소는 종로3가역 14번 출구에 위치해 있다. 밖에서 봤을 때 다양한 금제품을 유리창 너머로 볼 수 있다. 자동문을 통해 들어가면 원형의 전시 테이블이 먼저 등장하고, 테이블 뒤로 벽면을 등지고 직원들이 앉아 있는 안내 데스크가 위치해 있다. 안내 데스크 위에 걸려있는 모니터에서는 당일의 금 시세를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우측에 별도의 데스크가 있었으며, 우측 데스크에서는 금 매입과 매각 등 실질적인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방문 당시 가운데 데스크에서는 계속해서 걸려오는 전화를 직원들이 응대하고 있었다. 얼핏 들리는 말로는 ‘계좌로 입금하면 배송도 가능하다’는 내용으로 들렸다. 

정신없이 일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조심스럽게 요즘 거래 상황을 물어봤다. 금거래소 직원은 “최근 거래량이 2배 조금 못 미치게 증가했다”며 “금과 은, 팔라듐이 많이 나간다”면서 “가격이 오르면 일반적으로 파는 사람이 많은데 요즘은 파는 사람만큼 사는 사람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백금은 산업 쪽에서 수요가 많이 줄어 기대에는 다소 못 미친다”고 덧붙였다.

직원과 대화하던 중 반바지 차림의 노년층 남성 한분이 매장으로 들어왔다. 그는 이미 방문한 경험이 있는 듯 바로 우측 테이블로 접근해 금 매각을 위해 왔다는 발언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주머니에서 미니 골드바를 주섬주섬 꺼내 테이블에 올려두는 모습을 보였다. 그가 금값으로 받은 돈만 수표와 현금을 합쳐 1000만원이 넘는 것으로 보였다. 노년 남성에게 접근해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상황이 부담스러운 듯 빠르게 거래소를 나가버렸다.
/사진=조계원 기자

직원에게 이번에는 금 매입 상황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물어봤다. 방문하는 고객들이 금이나 은을 한 번에 얼마나 사는지 물어보자, 직원은 “금이나 은 모두 다양하게 매입해 가신다”면서도 “금은 10KG, 한번에 8억원 넘게 매입하는 분도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은은 거래소에서 보관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톤 단위로 사 가시는 분들이 있다”며 “강남 청담동에 위치한 거래소에는 더 ‘큰 손’들이 많다”고 말해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 

금 거래가 언제부터 증가했냐는 질문에는 “코로나19가 확산되고 미중 관계가 악화되면서 크게 늘어난 것 같다”며 “미중 관계가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그러는 사이 전화벨은 계속해서 울렸고, 금 매입을 위해 상담을 받는 모녀의 모습도 포착됐다. 다만 장맛비의 영향인지 거래소 매장에 직접 방문하는 손님은 많지 않아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거래소 관계자는 “오늘은 전화로 거래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금거래소를 뒤로 하고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골드바를 제작·판매하는 한국조폐공사에도 금값 상승 후 골드바 판매에 대해 문의해 봤다. 조폐공사 담당 직원은 “아직 통계가 잡히지 않아 정확하게 말씀 드리기는 어려우나 6월 이후부터 판매량이 증가하기 시작했고, 특히 이번 주 판매량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증권가에서는 금값이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대신증권은 올해 금 가격 범위를 기존 온스당 1580~1900달러에서 1640~21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김소현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의구심이 높은 가운데 미중 간의 갈등 심화는 안전자산 수요를 높였다. 또한, 저금리 지속과 달러 약세 전환으로 안전자산 내 금이 선호되고 있다”고 밝혔다.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