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방역당국이 여러 차례에 걸쳐 백신을 맞아야 코로나19 면역력을 갖출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30일 정례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미 CBS방송에 출연해 "현시점으로서는 어떤 백신도 1회 접종으로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여러 차례에 걸쳐 백신을 접종해야 코로나19에 대한 면역력을 갖출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권 부본부장은 "백신 접종 후 면역도가 일정 수준에 다다른다고 하더라도 그 면역도가 얼마나 빨리 소실되느냐를 물을 수도 있고, 면역도의 소실과는 별개로 소위 얘기하는 'T세포'의 면역에 저장, 기억됨으로써 어느 정도는 방어가 가능하다는 논지를 펴는 전문가들도 있다"며 "현재로서 백신의 방어력, 방어력의 수준, 지속성, 지속되지 않는다면 일정 주기로 계속 접종해야 하는지 여부는 연구 숙제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당국은 이러한 부분들에 대해 근거가 되는 논문이나 발표 내용을 토대로 심도 있게 분석하고 자료를 모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권 부본부장은 백신이 빠른 속도로 개발되고 있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안전'이라며, 가장 먼저 개발된 백신이 가장 안전하다는 보장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전 세계는 백신 개발과 선구매 등 백신 확보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그렇지만 백신은 안전이 최우선이고 신중히 진행돼야 하는 사항이다. 100m 경주처럼 속도만 중요한 게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백신의 임상3상의 경우 통상적으로는 2년 이상 걸린다. 그 부분을 최대한 단축해서 개발하는 게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다만 먼저 들어온 백신이 가장 안전하다는 그런 보장은 전혀 없기 때문에 백신의 경우에는 개발은 개발대로, 그 백신의 효과와 안전성은 효과와 안전성대로 중요하게 봐야 한다.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이 보장이 된다면 감염병예방법상의 임시예방접종과 같은 제도적 절차를 통해 접종이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치료제와 달리 백신은 건강한 사람에게 코로나19의 유행 전파와 큰 폭발적인 발생을 막는 그런 집단면역의 확보를 위한 목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위생수칙 준수 등을 통해 '생활백신'이라는 개념으로 코로나19를 억제하고 유지하고 있다"며 "때문에 백신 개발 현황을 보고 하루하루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효과적이면서도 가장 안전한 백신이 우리 국민들에게 접종되는 것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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