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 이하 반값”, “대실도 합니다”…호텔街의 코로나 보릿고개 넘기

“2인 이하 반값”, “대실도 합니다”…호텔街의 코로나 보릿고개 넘기

기사승인 2020-07-31 04:00:02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방역관계자들이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호텔‧리조트업계의 생존 전략도 뒤바뀌고 있다.

객실 점유율이 급감하면서 과거 특급호텔에선 생각조차 어려웠던 반값할인, 홈쇼핑 판매 등이 이뤄지고 있고, 기존엔 터부시 되던 대실 개념의 ‘데이유즈(Dayuse)’ 서비스도 개시했다. 투숙 인원별로 요금 차등 적용에 나선 리조트도 올해 처음 등장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업계 최초로 투숙 인원에 따른 요금 차등화 제도를 선보인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부부, 연인, 친구 등 소수 인원이 즐기는 국내 여행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이들을 겨냥해 요금제 개편에 나선 것이다.

일반적으로 리조트는 객실 종류에 따라 정원을 5인이나 7인 등으로 정해 요금을 매긴다. 이와 달리 차등화 전략은 소수 여행객을 고려해 투숙 인원에 따라 객실 요금이 정해진다. 2인 이하로 리조트를 이용할 경우, 주중에 한해 기존 가격 대비 최대 48%까지 요금이 할인된다고 리조트 측은 설명했다. 

이 같은 가격 차등화는 전국 주요 관광지에 위치한 한화리조트 8곳에서 선보인다. 리조트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프리미엄, 가성비, 안전 등을 동시에 고려하는 고객이 늘어나는 등 여행 스타일이 수시로 변화하고 있다”면서 “요금 차등화 전략은 소수 여행객 유입을 위한 포스트 코로나 경쟁력 확보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업계는 ‘반나절 호캉스’를 꺼내들고 있다. 숙박하지 않고 최대 12시간가량 호텔에 머물며 방과 수영장 등 주요 시설을 이용하도록 한 것이다. 쉽게 말하면 대실 개념으로, 해외에서는 일반적인 서비스지만 국내에선 러브호텔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도입하는 곳이 적었다. 최근에는 도심 호텔들이 객실 점유율 확보를 위해 이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서울 도심의 한 호텔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주중에 꼭 투숙하지 않아도 주요 호텔 시설을 사용할 수 있는 '하프 데이 스페셜'을 8월 말까지 판매한다. 오전 8시부터 최대 12시간 동안 객실에 머무르며 피트니스클럽과 수영장 등 부대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데이유즈’ 서비스다. 당초 한시적으로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고객 반응이 좋아 기간을 늘렸다고 호텔 측은 설명했다.

밀레니얼 힐튼도 비슷한 서비스를 도입했다. 오전 중 체크인을 한 후 최대 8시간 동안 호텔 객실에 머무르며 피트니스·수영장·사우나 등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고객은 원하는 시간에 특급호텔을 저렴하게 이용하고, 호텔은 빈 객실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콘래드 서울과 스위스 그랜드 호텔 등 5성급 호텔부터 비즈니스호텔까지 관련 상품을 내놓고 있다. 숙박 서비스업체 여기어때 관계자는 “호텔이 최근 단순 숙박 시설에서 여가와 힐링 공간으로 한걸음 변화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번 상품은 타인과의 접촉을 줄이며 여가를 보내는 최근 트렌드에도 부합할 것”이라고 평했다.

그만큼 호텔업계가 위기에 처해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에는 주요 호텔들이 잇따라 홈쇼핑을 통해 상품 판매에 나섰을 만큼, 객실 점유율은 여전히 저조한 상태로 전해진다. 외국인 관광객이 전무한 상태에서 국내 호캉스족만 늘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국호텔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서울 호텔 투숙객 중 외국인 비율은 63.3%에 달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서울 지역 호텔의 고객 절반가량이 비즈니스나 관광 목적의 외국인 고객들 이었다”면서 “사실상 국내 고객밖에 유치할 수 없는 코로나19 시국에서 '데이유즈' 등 기존에는 낯설던 여러 마케팅 전략들이 시도되는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말했다. 

ist1076@kukinews.com
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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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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