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3일 공식블로그 성명을 통해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눴다면서 틱톡의 미국사업 인수를 위한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15일로 시점을 못박으면서 45일의 매각 시한을 정했다. 거래 성사에 따른 수익금을 미국 정부가 받아야 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이어 피터 나바로 백악관 고문은 틱톡이 마이크로소프트에 중국 지분을 매각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틱톡의 모기업 바이트댄스가 마이크로소프트와 틱톡 매각 협상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 틱톡이 뭐길래...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동영상 앱
틱톡은 전 세계 20억명 이상이 사용하는 동영상 공유 플랫폼이다. 15초짜리 짧은 동영상을 제작해 공유하는 앱으로 1020 세대에 인기가 많다.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에서 틱톡을 내려받은 누적 횟수가 20억건을 넘어설 만큼 인기다. 그중에서도 미국 내 사용자만 1억6000명을 넘어섰다. 미국은 틱톡을 가장 활발하게 사용하는 나라 중 하나다.
그러나 틱톡은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바이트댄스가 운영하고 있어 미국인의 정보가 중국 정부에게 쉽게 넘어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특히 중국 기업이기 때문에 중국 공산당과 연계돼 있다는 의심도 받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을 겨냥해 "국가안보에 위협을 가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와 관련 백악관 측은 미국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하고, 곧바로 마이크로소프트를 통해 인수하는 방안을 마련해왔다.
틱톡은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맞추기 위해 중국과의 연관성을 배제하고, 미국 내에서의 미국인 고용 확대를 위한 방안도 제시했다. 하지만 백악관의 거센 비판으로 무용지물이 됐다.
이처럼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이 연일 틱톡에 대한 발언 수위를 높이는 이유는 틱톡이 그만큼 인기 있고, 이용자가 많은 앱이라는 반증이다. 이 떄문에 대통령이 앞서서 거세게 발언함으로써 틱톡이라는 기업에 대한 가치를 후려치고, 인수협상을 쉽게 만들기 위함이라는 음모론도 나온다.
마이크로소프트로서는 소셜미디어(SNS) 분야에 이렇다할 서비스가 없기 때문에 틱톡 인수로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지위에 단숨에 올라서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 틱톡을 지속적으로 비토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활약에 힘입어 인수협상을 진행하면서 틱톡을 값어치에 비해 헐값에 사들일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 미 정부 제재 이번이 처음 아냐... 화웨이 이어 두 번째
이러한 상황에서 틱톡은' 제2의 화웨이'라고도 평가도 나온다. 이미 화웨이는 미국을 비롯해 영국 등 유럽 국가들로부터 5G 네트워크 관련 장비 수출 금지 조치를 당한 바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켓에 따르면 중국 최대 통신장비 기업인 화웨이는 작년 26.18%로 5G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화웨이는 지난 5월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국가안보를 이유로 수출제한 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이에 궈 핑 화웨이 회장은 "미국이 화웨이를 제재하면 미국의 ICT 산업에도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부정적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화웨이는 이러한 조치에 대해 "근거 없다"고 반발하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없는 상태다. 화웨이 측은 "우리는 모든 미국 정부의 관련 법과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어떤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미국에 이어 최근 영국 정부도 화웨이를 5G 네트워크 사업에서 배제했다. 브리티시텔레콤이나 보다폰 등 영국 이동통신사들은 화웨이 통신 장비를 다른 업체의 것으로 대체하게 됐다.
영국 정부는 5G 공식 지침에 따라 네트워크 인프라의 비핵심 부문에서 화웨이 장비의 사용 비중을 35% 수준으로 낮추도록 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틱톡, 위챗, 화웨이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이는 미국의 모습은 급성장하는 중국의 ICT파워에 대한 미국의 경계 태세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틱톡은 미국 내 다른 앱들을 누르고 짧은 동영상 관련 1위에 올라 있고, 화웨이 역시 저렴한 가격과 가성비로 영향력을 높이고 있어 경계심이 커졌다.
자국 시장에서의 탄탄한 내수 기반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호응을 받는 데 대한 견제다. 그동안 알리바바나 탄젠트 등의 서비스들은 중국 내수 시장을 넘지 못했지만 틱톡과 화웨이는 중국을 넘어 미국에 깊숙이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미중 간 무역문쟁과 패권 다툼으로 틱톡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며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경계심이 폭발한 사건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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