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안세진 기자 =“임대주택 공급이야 상관없어요. 근데 주택 수 채우기에만 급급해 난개발이 이뤄지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서초구 반포동 한신서래아파트 주민)
“출근길 교통체증이 단지 앞에서부터 시작돼요. 여기에 1000가구 이상 더 들어오게 되면 더욱 심해질 거예요”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궁전아파트 주민)
최근 정부가 서울 서초구의 지방조달청과 국립외교원 유휴 부지 등을 활용해 청년·신혼부부에게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뒤 인근 주민들의 반응이다. 이들 대부분은 정부의 임대주택 공급에 대해서는 큰 반발이 없어 보였다. 다만 제대로 된 계획 없이 주택공급에만 급급해 교통 악화 등 또 다른 문제 발생에 대한 우려가 컸다.
정부는 최근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8·4대책)을 발표했다. 인기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 중 하나는 서초구에 위치한 서울지방조달청 부지(1000가구)와 국립외교원 유휴부지(600가구)다. 이들 지역에서는 총 1600가구의 적지 않은 규모의 공급이 이뤄질 예정이다.
관건은 임대가 절반가량 포함된 소셜믹스 형태 공공주택을 기존 주민들이 받아들일지 여부다. 소셜믹스란 아파트 단지 내에 일반분양과 임대를 함께 조성하는 형태의 공급을 말한다. 정부는 이번 신규택지에 절반은 공공분양, 절반은 임대주택 형식으로 주택을 공급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에 이번 대책에 대한 서초구 주민들의 생각은 어떤지, 쿠키뉴스가 조달청과 외교원 인근에 위치한 단지 내 주민들을 만나봤다.
“공급보다 중요한 건 교통 문제”
6일 비가 쏟아지는 날 오전 기자는 지하철 3·7·9호선이 지나는 고속터미널역 인근에 위치한 서울지방조달청을 방문했다. 반포대교를 이용하기 위해 출근길 차량이 강남터미널고가차도로 몰리면서 인근 사거리는 복잡했다. 교통경찰이 차량을 통제하고 있었다. 연일 계속되는 비로 인해 잠수교 통행이 금지되면서 반포대교로 출근길 차량이 몰려 인근 교통은 평소보다 더욱 복잡해진 것으로 보였다.
차량은 오늘의 목적지였던 한신서래아파트와 신반포궁전아파트 단지에서도 줄을 지어 나오고 있었다. 바로 옆에 붙어있는 서울지방조달청에 1000가구가 들어서게 될 경우 교통은 더욱 혼잡해질 것으로 보였다. 한신서래아파트 단지 내에서 만난 한 주민(50대·여)은 “주변에 고속터미널도 있고 해서 교통이 늘 번잡하다. 조달청에 새 가구들이 들어오면 교통이 여기로 합쳐질 텐데 더 복잡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작 해당 임대주택에 누가 들어오는 지에 대해선 거부감이 없어보였다. 해당 아파트에서 20년 넘게 살고 있다던 또다른 주민(60대·남)은 “청년들이 들어오든 신혼부부가 들어오든 관심 없다”며 “다만 언론에서 공급이 부족하다고 하니까 정부가 공급 숫자 늘리기에만 급급해 마구잡이로 개발을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이 이뤄지기 이전에 교통이라든지, 그러부터 파생될 다른 문제들에 대한 고민도 같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임대주택과는 별개로 통합 재건축 이뤄졌으면”
조달청 옆에는 3개의 노후화된 아파트 단지가 모여 있다. 각각의 준공시기와 가구수는 ▲한신서래아파트(1987년 준공, 414가구) ▲신반포궁전아파트(1984년 준공, 108가구) ▲현대동궁아파트(1991년 준공, 224가구) 등과 같다.
주민들 사이에선 이번 정부의 조달청 개발과 함께 해당 단지들이 한꺼번에 재건축할 경우 장점이 클 거라 보고 있다. 이들은 통합재건축이 이뤄질 경우 복잡했던 교통이 어느 정도 해소 될 거라 보고 있다. 또한 기존 적은 가구수가 합쳐지면서 대단지로 거듭나 지역 랜드마크로써 기능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또다른 한신서래아파트 주민(40대·여)은 “여기 세 개 단지가 모여 있는데 모두 준공시기가 비슷하다”며 “조달청 개발과 함께 여기도 재건축이 같이 이뤄지면 교통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뿐더러 지역 주민들도 반기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큰 인기 예상하지만 규모가 작아서”
자리를 옮겨 양재역(3호선·신분당선) 인근에 위치한 국립외교원을 찾았다. 이곳은 조달청과는 다르게 업무지구와 상권이 밀접해 인근 아파트 단지를 찾기 어려웠다.
인근에 위치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이곳 20~30평대 평균 실거래가가 12억 정도 된다”며 “역세권에 주변 교통이 좋아서 주택 공급이 이뤄진다면 큰 호응을 얻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가구수가 600여 가구에 그쳐 주변 집값에 큰 영향은 미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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