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페이커' 이상혁은 수많은 별명을 가지고 있다. 이 가운데 전세계에 가장 널리 퍼진 애칭을 뽑자면 역시 '불사대마왕'일 것이다.
이 별명은 2013년 '리그오브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에서 'LoL Pro League(LPL)' OMG 미드라이너였던 '쿨' 유 지아준 선수가 처음 사용한 것으로 전세계에 널리 퍼졌다. 영어권에서도 이상혁을 소개할 때 '더 언킬러블 데몬 킹(The unkillable demon king)'이라고 소개한다.
대규모 교전에서 데미지를 넣으면서도 죽지않고, 상대방의 집요한 갱킹에도 유유히 빠져나가는 이상혁의 플레이와 잘 맞는 별명이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2020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스플릿 KT롤스터와의 경기에서 이상혁을 대신해 T1의 미드라이너로 출전하고 있는 '클로저' 이주현은 최근 탁월한 생존력을 보여주며 높은 KDA를 기록중이다. 특히 KT의 미드라이너 '쿠로' 이서행을 상대로 치른 데뷔전에는 '조이'로 한 번도 죽지 않고 캐리력을 뽐냈다. 이후 경기에서 노데스를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꾸준히 낮은 데스로 안정감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9일 팀 다이나믹스와의 경기에서 이주현은 2세트 연속 노데스를 달성하며 T1의 승리에 일조했다. 1세트 이주현은 생존력은 유독 빛났다.
'신드라'를 선택한 이주현은 8분 '르블랑'과 '자르반 4세'의 표적이 됐다. 르블랑이 '환영사슬(E)'를 맞추자 자르반 4세는 '데마시아의 깃발(E)'과 '용의 일격(Q)', 점멸을 동시에 사용하는 '깃창점멸' 콤보를 사용했다. 에어본이 들어갔다면, '대격변(R)'을 통해 신드라를 한방에 터뜨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신드라는 '적군와해(E)'를 사용해 점멸로 달려드는 자르반 4세를 뒤로 밀었다. 그리고 유유히 점멸을 써서 생존했다.
이주현이 르블랑-자르반 4세의 필살 콤보를 흘려버린 뒤 T1 바텀듀오는 '구거' 김대엽의 '럭스'를 잡아낼 수 있었다. '칸나' 김창동의 '오공'도 갱 위험이 사라지자 적극적인 딜 교환으로 '제이스'의 점멸을 사용하게 만들었다.
이후 장면에서도 이주현의 불사능력이 빛났다. 27분 팽팽한 대치가 이어지는 순간, 다이나믹스의 미드-정글 듀오는 탑 라인을 밀고 있는 신드라를 또 한번 노렸다. 대격변을 맞았지만, 이주현은 차분히 적군와해를 쓰면서 차분히 대응했고 '커즈' 문우찬의 '올라프'가 자르반 4세를 마무리했다.
결과적으로 T1은 다이나믹스를 2대 0으로 완파했고, 이주현은 두 세트 연속 노데스를 기록하며 기염을 토했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이주현은 "사실 저는 공격적인 챔피언을 많이해서 데스 숫자에 연연하는 편이 아니다"라며 "다만 이번 경기에는 충분히 사리면서 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형들이 '아마 다이나믹스가 너(이주현)만 노릴 것이기에 신중하게 플레이하는 게 좋아보인다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지난 6일 샌드박스 게이밍 2세트에서 이주현은 '조이'로 8/4/7을 기록했다. 당시 그는 "오늘은 너무 많이 죽었다"며 자책하기도 했다. 하지만 '테디' 박진성은 "그에게 죽으면서 배우는 것이 좋다"고 격려했다.
죽음을 통해 생존하는 법을 배우는 이주현. 그가 이상혁의 뒤를 이어 새로운 '불사대마왕'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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