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14일 의사들의 파업(집단휴진)이 끝이 아니라 시작일 것이라고 밝혔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여의대로에서 열린 4대악 의료정책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 총파업 궐기대회에서 “오는 26일, 27일, 28일 3일간 2차 파업을 진행하고 정부가 우리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무기한 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궐기대회에는 개원의를 포함해 전공의, 일부 전임의들이 동참해 2만명 이상이 거리를 채웠다. 최 회장은 “6개월이 넘도록 계속되는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과 혼란에, 최근에는 긴 장마와 전국적인 수해까지 겹쳐 국민들과 함께 우리 의사들도 지칠 대로 지친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오늘 우리가 진료실을 지켜야 할 의사의 본분을 잠시 접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우리를 진료실에서, 연구실에서, 강의실에서 거리로, 광장으로 내쫓고 집단행동을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장본인이 누구인가? 바로 이 정부다”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우리 의사들은 지금까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 하나로, 아무것도 바라는 것 없이 몸과 마음을 던져왔다”며 “정부는 의료계에 대해 앞에서는 ‘덕분에’라며, 그야말로 겉치레에 불과한 캠페인으로 고마워하는 척하고 뒤에서는 이러한 국가적 위기상태를 기다리기라도 한 것처럼 ‘4대악 의료정책’을 기습적으로 쏟아내고 어떠한 논의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질주해 왔다”고 지적했따.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일 ▲의대 정원확대 ▲공공의대 설립 ▲한방첩약 급여화 ▲비대면진료 육성 등 ‘의료 4대악 정책’의 즉각 철폐를 포함한 대정부 요구사항을 발표하고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12일 정오까지 의협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14일 총파업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정부가 기만적인 회유와 협박만 일삼았을 뿐 우리의 요구를 여전히 묵살하고 있다”며 “12일 당일만 해도 보건복지부는 오전에 보도자료를 통해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하자고 제안함으로써 마치 의료계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여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도 있다는 입장인 것처럼 연출했다. 이후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김강립 복지부 차관은 ‘의대정원 확대 방침에 변화가 없다’고 거듭 못을 박았다. 의료계에 모든 책임을 돌리려는 얄팍한 꼼수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와 함께 “우리 13만 의사들은 이처럼 의료계의 등에 칼을 꽂는 정부의 독선에 좌절했고, 더 이상 좌절만 하고 있을 수 없기에 분노했으며, 그 분노의 불길은 삽시간에 전 의료계로 번졌다”며 “결국 진료실 문을 닫고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는 선택에 의료계 각 지역, 직역 의사 회원들이 잇달아 성명을 내어 적극적인 지지와 동참의 의지를 보여줬다. 이 뜨거운 지지와 동참의 열기는 회원님들이 참여하신 설문조사와 의협 대의원회의 서면결의를 통해서도 그대로 드러난 바 있다”고 밝혔다.
지난 7일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서울 여의대로에서 ‘2020 젊은 의사 단체행동’을 열었다. 1만3000 전공의 중 70~80% 이상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오늘도 다시 이 자리에 나와 있는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을 보며 선배 의사로서, 의협회장으로서 고맙고 미안한 마음 감출 수가 없다”며 “오늘 8월 14일, 대한민국 의사들의 단체행동, 전국의사총파업의 최종적인 책임자는 바로 대한의사협회 회장인 저 최대집이다. 이는 13만 회원님들과 저와의 약속이기도 하다. 저는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모든 회원이 어떠한 불이익도 받지 않고 전문가로서 정당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그렇게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모든 책임을, 제가 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의 투쟁은 이제 시작됐다”며 “정부가 잘못을 인정하고 태도의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더욱 강하고 견고해질 것이다. 우리의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밝힌다. 다음 파업은 교수, 봉직의, 병원장 등과 함께 하겠다. 이제는 선배 의사가 앞장 설 차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외면하지 말라. 조금 설치다 끝나겠지 오판하지 말라. 더욱 가열찬 투쟁으로 우리의 요구를 관철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 여의대로를 비롯해 ▲부산시청 ▲대구 엑스코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대전역 광장 등에서도 집회가 진행됐다. 의협은 이날 궐기대회에 2만8000명 이상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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